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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의장 감투 싸움… 경기 시의회들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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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의장 감투 싸움… 경기 시의회들 파행

입력
2014.07.0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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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 과정에서 이변 잇따라 다수당, 내부분열 끝에 의장 내줘

뒤늦게 등원 거부·단상 점거 억지… 전용차·비서 제공 등 혜택 큰 탓

6ㆍ4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출범한 경기지역 시군의회 곳곳에서 원 구성을 놓고 파열음이 일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지도층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비난과 개선 요구가 거세지만 마의동풍일 뿐이다. 감투 욕심에 민생은 뒷전이 된 지 오래고 등원 거부나 점거 등 물리적으로 회의를 막아서는 구태도 여전하다.

8일 성남시의회에 따르면 제7대 성남시의회는 이날 임시회를 개회하기로 했지만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해 무산됐다. 새정치연합 18석, 새누리당 16석으로 구성된 성남시의회는 전날 열린 전반기 의장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새누리당 소속의 박종권 의원이 의장에 선출됐다. 새정치연합은 의원총회에서 3선의 윤창근 의원을 의장 후보로 밀기로 했지만 4선 의원 3명이 표결 끝에 윤 의원에게 밀리자 불쾌감을 표시하며 당론을 뒤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천시의회도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지난 3일부터 예정된 임시회를 보이콧하면서 개원조차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전반기 의장으로 새정치연합 정종철 의원이 당선되자 새누리당 의원 일부가 “부의장이 된 같은 당 김모 의원과 새정치연합이 야합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출석을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천시의회는 새누리당 5석, 새정치연합 4석으로 꾸려졌으나 새누리당에서 초선의원 1명을 뺀 나머지 4명이 모두 의장직에 도전해 새정치연합에 의장직을 내줬다.

용인시의회 역시 새정치연합(14석)이 다수당이지만 새누리당(13석) 소속 신영수 의원이 전반기 의장이 됐다. 다수당인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다툼을 벌이며 두 명이 출마, 신 의원이 어부지리로 당선된 것이다.

새누리당 5석, 새정치연합 4석의 광주시의회에서는 지난 1일 새누리당 단독으로 의장단을 선출했다. 새누리당은 2개인 상임위원장 자리를 하나씩 나누자는 새정치연합의 제안을 뿌리쳤고 새정치연합은 등원 거부로 맞대응 했다. 새누리당이 부의장으로 뽑은 새정치연합 박해광 의원은 “새누리당이 멋대로 선출한 부의장 직을 수락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동수로 꾸려진 곳은 기 싸움이 팽팽하다.

화성시의회(새누리 9석, 새정치 9석)와 시흥시의회(새누리 6석, 새정치 6석) 새정치연합은 전ㆍ후반기를 번갈아 맡자는 입장이나 새누리당은 회칙대로 투표로 결정하자며 대립하고 있다. 의회 회칙은 2차례 투표에서도 동수가 나오면 의장을 연장자가 맡도록 돼 있는데 두 곳 다 시의회의 연장자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다.

고양시의회에서는 새정치연합에 1석 밀린 새누리당이 시의회 의장(선재길 의원)과 주요 상임위원장을 독차지하다시피 했다. 고양시의회는 새정치연합 15석, 새누리당 14석, 정의당 2석으로 개원할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30일 새정치연합 김필례, 이화우 의원이 “국회의원들이 특정인을 시의회 의장에 앉히려 한다”며 당을 떠나 정당 별 의석수가 역전됐다.

이들이 의장에 욕심을 내는 이유는 감투와 예우를 동시에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의장이 되면 전용차량과 개인 집무실이 주어지고 연간 수 천만원의 업무추진비, 수행비서, 운전기사가 제공되는 등 단체장과 맞먹는 혜택을 누린다. 공무원 인사와 예산 편성 등에도 암암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지역구에서 인기도 올라간다.

수원경실련 노건형 정책실장은 “감투 욕심과 감정싸움으로 의정활동을 내팽개치는 것은 믿고 뽑아준 시민들에 대한 배신”이라며 “원 구성 때마다 치졸한 다툼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막을 제도적 장치와 유권자 감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명식기자 gij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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