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BI, '붉은바지의 오달리스크' 회수
‘색채의 마술사’로 불리는 프랑스 출신 화가 앙리 마티스의 작품 ‘붉은 바지의 오달리스크’(1925년작)가 도난 당한 뒤 10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300만달러(34억원)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이 작품은 도난 당한지 조차 모르다 작품 판매과정에서 도난 사실이 알려져 그 행방에 미술계가 큰 관심을 가졌던 작품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8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국립 현대 미술관에 ‘붉은 바지의 오달리스크’를 인도했다.
상반신을 벗은 흑인 여성 노예가 붉은 바지만 입은 채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은 2003년 미국의 한 예술품 수집가가 구매 의사를 밝히자, 카르카스 박물관이 작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위조품이 진품으로 바꿔치기 돼 걸려 있던 사실이 밝혀졌다.
수사 결과 이 작품은 이미 2000년에 도난 당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위조품이 워낙 감쪽같아 미술관 관계자들도 도난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작품의 행방을 쫓던 FBI는 2012년 10월 이 작품을 불법 취득해 판매하려던 장물아비 부부 2명을 미국 마이애미주에서 체포하고 작품을 회수했다 장물아비 부부는 작품 구매자로 신분을 속인 FBI 요원에게 작품을 헐값인 74만달러(8억4000만원)에 팔려다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지난해 1월 재판에서 각각 33개월과 21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회수된 그림은 미국으로부터 베네수엘라로 넘어오는데 만도 다시 2년 가까이 걸렸다. 장물아비로부터 회수한 그림이 다시 한번 진위 논란에 휩싸인데다, 미국과 베네수엘라간 외교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점 등이 발목을 잡았다.
이 통신은 “장물아비들이 이 작품을 멕시코에서 넘겨받았다는 것 말고는 작품 도난과 관련해 밝혀진 사실이 거의 없다”며 “범인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FBI의 국립 도난 예술품 리스트에 따르면 20세기 미술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마티스의 작품은 현재 5점, 스케치 62점이 도난 상태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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