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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업 이제 내리막길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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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업 이제 내리막길 걷는다

입력
2014.07.0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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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7일 베이징에서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만나 재정ㆍ금융 분야에서 양국의 고위급 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독일이 중국시장에 위안화 표시로 800억(13조원)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데도 합의했다.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회사 중 하나인 폭스바겐은 메르켈 방중에 맞춰 이날 20억유로(2조8,000억원)를 투자해 톈진과 칭타오에 새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바로 이날 중국 주재 유럽상공회의소(ECCC) 외르크 부트케 소장은 중국이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고 급속한 노령화로 노동력 구조가 왜곡되고 있다며 중국 사업이 이미 황금기를 지났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부트케 소장은 중국은 2000년 2%에 불과했던 세계 시장점유율이 현재 15%로 높아졌으나 이런 증가세가 더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며 인프라 건설 붐도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공항, 기차역, 극장 같은 인프라 건설을 거의 마무리하고 경제 성장 정책을 서비스업과 내수 진작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대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하는 과정에서 직면하는 장애에 대해 그는 시장 진입 장벽을 들면서 주중 유럽상의 회원사들이 지난해 이 때문에 200억유로(27조5,000억원)의 손해가 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비스업 진출에 제한이 많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부 중국 기업의 거액 부채, 일부 지방의 부동산 거품, 여러 산업 부문의 과잉 투자 등을 중국의 금융위기를 촉발할 불안 요인들로 꼽았다.

일본 기업이 중국 사업을 접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매년 중국 진출 일본 기업 일람을 발행하고 있는 ‘21세기 중국종합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낸 최신판에서 처음 ‘철수기업 일람’을 포함시켰다. 일본 상장기업 중 2010년부터 2013년 10월까지 중국 사업을 접은 기업을 자체 집계한 것이다. 철수기업은 2010년에는 12개사였지만 2013년 들어서는 76개사였다. 불과 2년도 안 되는 사이 6배나 늘었다.

일본 기업의 경우 중일관계가 나빠지는 것도 사업 부진의 중요한 이유이긴 하지만 중국내 투자환경이 바뀐 것도 적지 않은 요인이다. 우선 인건비가 높아졌고 엔저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 정부가 최근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 제도를 정비해 기업 사정에 따라 임금을 깎거나 비정규직 고용을 늘리는 것도 어려워졌다.

중국 투자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이런 판단으로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중국이다. 활황인 경기를 타고 우후죽순 건설된 건물들이 주인을 찾지 못해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톈진시에서 동쪽으로 약 120㎞ 떨어진 허베이성 차오페이뎬 공업구가 대표적이다. 2005년에 개발이 시작된 이 곳은 당시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지도자들이 시찰한 곳이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는 황무지가 펼쳐져 있다. 그냥 황무지가 아니라 공동주택이나 상업빌딩이 들어서 있지만 사람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는 그런 황무지다. 편도 4차선 도로에도 거의 자동차가 지나 다니지 않는다. 지금도 건설 중인 빌딩이 있지만 인부들이 보이지 않는다. 짓다가 만 건물이 즐비하다. 중국은 지금 최고 지도자가 관심 보인 개발구조차 피기도 전에 지는 신세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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