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위험사회' 울리히 벡 교수가 본 한국사회

알림

'위험사회' 울리히 벡 교수가 본 한국사회

입력
2014.07.08 13:58
0 0

‘위험사회’의 울리히 벡 독일 뮌헨대 교수(코스모폴리탄 연구소장)는 ‘세월호 침몰 참사’가 한국 사회에 던진 의미를 어떻게 해석할까.

벡 교수가 8일 오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중민재단,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국회기후변화포럼, 기후변화센터가 여는 ‘2014 서울 국제 학술대회’에서 공개 강연에 나섰다. 벡 교수가 들고 나온 주제는 ‘해방적 파국, 기후변화와 위험사회에 던지는 함의’다.

‘해방적 파국’은 벡 교수가 지난해 독일 포츠담 워크숍에서 쓴 개념이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에 대해 “기후 변화를 둘러싼 우울한 종말론적 관점에서 벗어나 우리의 관심을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 전망으로 이끈다”며 “위험사회의 징후들이 너무도 깊게 만연해 삶의 안전과 더불어 일종의 해방을 바라는 대중의 열망이 큰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벡 교수는 21세기 글로벌 위험사회에서 갖는 해방적 파국의 의미와 세월호 침몰 참사라는 전례 없는 비극을 겪는 한국사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 벡 교수의 강연은 오후 2시 45분부터 시작됐다.

또 그에 앞서 한상진 교수는 ‘울리히 벡 교수의 ‘해방적 파국’ 분석을 한국사회에서 해독하는 방식’이란 주제로 한국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벡 교수의 이론에 대해 강연했다. 한국일보는 온라인을 통해 해당 강연 내용을 상세히 전한다.

울리히 벡 교수. 연합뉴스
울리히 벡 교수. 연합뉴스

[오후 2시 40분부터]

◆해방적 파국: 그것은 기후변화 및 위험사회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울리히 벡 독일 뮌헨대 교수ㆍ코스모폴리탄 연구소장

안녕하세요(한국어로, 좌중 웃음)

먼저 환대해주신 데 감사의 말씀드린다. 강의 시작하기 전에 제 강의에 대해 훌륭한 해석 해주신 한상진 교수에게도 감사의 말씀 전한다.

제가 시작하기에 앞서 셰익스피어의 한 말을 인용하려고 한다. ‘시간이 어긋났다’는 말이다. 여러분께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떤 세계이지? 라고 질문하면 가장 평범하고 솔직한 답은 ‘전혀 모르겠다’는 것일 것이다.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모르겠다.

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질문은 ‘어떻게 세계에 대해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을 이해할 것인가’이다. 이에 대한 제 답변은 간단하지만 강연 하게 됨에 따라 점점 더 복잡해 질 것이다.

현재 우리는 세상의 변화, 즉 탈바꿈을 경험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이것을 잘 표현할 만한 예를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제가 말씀 드린 탈바꿈이라는 단어에 대해 그에 걸맞은 영어 표현이 없었다. 번역된 한국어 설명 보고서야 영어 표현을 찾았다. 이것이 바로 코스모폴리탄적 접근이 아닐까 한다.

제가 이 탈바꿈과 관련해 말씀 드리고 싶은 측면은 지구 종말론적인 측면이 아니라 인식적인 변화에 따라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탈바꿈 과정과 관련해 한가지 관계에 대해 말하고 싶다. 여러 가지 관계가 있다. 하지만 그 관계 중에서도 기후변화와 위험사회, 그 둘과의 관계에 대해 중점적으로 말씀 드리겠다. ▶ 울리히 벡 강연전문 보기

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험사회' 저자 울리히 벡 교수가 '해방적 파국, 기후변화와 위험사회에 던지는 함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홍인기기자 hongik@hk.co.kr
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험사회' 저자 울리히 벡 교수가 '해방적 파국, 기후변화와 위험사회에 던지는 함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오후 3시 52분부터 자유토론]

*플로어 질문에 벡 교수가 답변

사회자: 22명에게 질문 들어왔다. 번역하기까지 시간 오래 걸릴 것이다. 토론 생동감을 통해 일문일답으로 벡 교수 반응 듣도록 하겠다. 그래서 제가 호명하는 분은 가급적 짧게 하나의 요점, 하나의 질문만 해달라. 시작하겠다.

Q. 기후변화라는 지구적 위험 상황에서 해방적 파국이라는 희망적 전망 열어주신 것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가 동일한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모두가 기후변화를 해방적 파국의 기회로 삼거나 그렇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세대를 굉장히 중요한 문제 해결의 주체로 보고 있는데 해방적 파국으로서 기후변화가 작용하기 위해서는 누가 어떤 식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것이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작용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하다.

A. 어려운 질문 감사하다. 여러가지 많은 문제를 맞고 있다. 우선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경쟁관계에 있다. 그중 가장 심각하고, 어두운 위험이 그나마 많은 관심 받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라는 것은 보통 핵 에너지 위험과 많이 비교되기도한다. 기후변화 해결하기 위해서 핵 에너지 이용해야 한다는 이상한 주장이 있는데 그게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후변화 여전히 중요한 사회 문제다. 사회 측면에서 보면 기후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 부작용에 대해서만 역점 두고 있다. 여러 정의들 간의 경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개념의 권력적 구조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도 말하고 싶다.

Q. 역사적 관점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400ppm 초과한다. 그래서 지구 종말이 다가왔다는 우려한다. 산업혁명 전에도 지구 종말 왔다는 부정적 견해 있었지만 잘못된 주장으로 드러났다. 이런 지구의 기후 변화를 어떻게 생각하나.

A. 저는 파국과 파국에 대한 예상과 기대 그 둘 사이 구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파국은 이미 발생한 것이고, 다시 말해 그에 대응할 수 없다는 걸 뜻한다. 이 문제는 기후 과학자들에게도 어려운 문제다. 기후과학자들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파국에 대한 기대, 예상이 글로벌 위험에 대한 파국이 발생했을 때 어떤 대응도 할 수 없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

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험사회' 저자 울리히 벡 교수의 공개강연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험사회' 저자 울리히 벡 교수의 공개강연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세월호 침몰 참사와 관련한 세가지 질문 한꺼번에 받고 답변]

Q1. 허리케인 카트리나 얘기가 나오면서 단순히 홍수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국 사회 고질적인 인종차별 드러내는 결과 가져왔다고 했는데, 세월호 참사도 참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민관 유착, 시이오의 불법행위나 도덕적 해이 등이 드러났다. 이를 바꾸기 위한 탈바꿈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 문제점 바꿀 수 있는 탈바꿈의 동력은 무엇인가.

Q2.해방적 파국 이론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탈바꿈 현상이 기후 위험이 아니라 인위적인 재난 위험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참사 사건에 견줘서 설명 부탁한다.

Q3.세월호 참사는 조직화된 무책임을 표상하는 사건이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나고 또 그를 수습하면서 정부의 무능, 기업의 탐욕이 드러나고 보도되면서 역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 잘못됐다는 깨달음도 얻게 됐다. 이것이 교수가 말하는 탈바꿈과 연결시킬 수 있을까.

A. 세가지 질문이 모두 관련성 있다고 보니 한꺼번에 답변하겠다. 세월호 참사는 아주 특별한 재앙이기도 하고 제가 말한 상황과 깊은 관련성 있다. 참사 발생하면서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먼저 국민들이 분노 했고 그 다음에는 소위 정부의 정치학인데, 이좋은 질문에 대해 나쁘게 답변하는 것이다. 자기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다 보니 더 나쁜 결과를 낳게 되고 정부의 무능과 무지를 드러내게 됐다.

그리고 두 번째로 국민들이 분노에 더해 깨닫는다는 거다. 실상에 더해 정치적 결정, 처리 방식, 그 결정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데 대해 국민들이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과거 정치와 제도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제도와 정치인, 정치제도 자체에 대해 회의 갖게 한다.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회의가 정치와 제도에 위협이 되고 정치와 제도의 정당성 약화하는 결과도 가져온다.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 사태 잊게 되면 조용해지게 되면 정치인은 과거의 관행으로 돌아가 과거 답습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위험은 사라진 것이 아니고 정치와 제도의 정당성 약화가 강해지면서 정치 경제 제도에 영향 미치게 될 것이다.

아까 질문 중에 탈바꿈의 동인 무엇이냐고 물었는데 자동적으로 발생한다고 보지 않는다. 여러 그룹, 여러 요인에 달려있다.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또 시민이 이런 사태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이런 사건은 단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비슷한 사건 발생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다시 한 번 국민들이 분노하고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 반복되면서 탈바꿈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Q.경제학적 관점에서 질문한다. 변화 예측할 수 없는 시대라고 정의했지만 산업계가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A.기본적이고 흥미로운 질문이지만 짧게 답하겠다.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해 계량적으로 측정할 때 기업 차원에서 실시하는 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만 하고 있다. 국가간만 비교를 하지 산업이나 기업 단위로 측정하거나 비교하지는 않는다. 이산화탄소 배출의 책무성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이 산업단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지고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글로벌 리스크를 기회로 포착해야. 새로운 시장, 기술 창출의 기회로 봐야한다. 산업이나 경제도 배운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기업이 기후변화 자체를 부인할 경우엔 성공의 기회 없다.

Q.동아시아에 대한 교수의 생각이 궁금하다. 어떤 가능성 가졌고 위험 극복에 어떤 강점 있다고 보는가.

A.동아시아 상황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러나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왜 지금까지 아시아연합 구축하고자 하는 현실적 정치적 시도 없었는가 하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아시아연합 구축 동인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국가가 맞고 있는 공동의 위협이기 때문이다. 국가적 차원의 해답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아직 왜 그런 시도가 없었는지 이해되지 않아. 물론 어렵다는 걸 안다. 2차 세계대전 때문에 유럽연합 창출되리라는 것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쟁 아픔 극복하고 만들어졌다. 아시아연합도 이와 다른 형태로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Q.저는 한국의 20대 대학생이다. 한국사회의 현 20대는 위험 사회에 대한 개념도 잡혀있지 않고 대처능력도 부족하다. 이에 앞으로 한국의 20대가 앞으로 위험 사회를 극복할 수 있을지 고견을 듣고 싶다.

A. 20대가 위험사회에 대한 인식이 낮다고 보지 않는다. 비슷한 질문을 여러 대륙 여러 국가의 젊은 세대에게 했다. 두 가지 놀라운 사실 알았다.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여러 젊은 세대에 질문을 했는데, 환경에 대한 인식 가장 높다는 걸 알았다. 독일 젊은 새대들이 생각보다 낮았고 아시아 아프리카가 생각보다 환경에 대한 인식 많았다. 고무적인 건 젊은 세대의 정보행동이다. 현지뉴스에 대해 관심 갖지만 관심 있는 뉴스 3분의 1은 글로벌 문제에 대한 것이다. 세대적 문제에 대해 조사했는데 이것이 바로 젊은 세대에 대해 관심 갖는 이유다. 젊은 세대는 생태 등 글로벌 이슈에 많은 관심 갖고 이것이 종국에는 탈바꿈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Q. 한국에 대한 질문이다. 해방적 파국이라는 설명 구조에 한국사회가 얼만큼 노출 되어 있다고 보는가.

A. 한국적 상황에 대해 자세히 모르지만 답하면 해방적 파국이란 개념이 해결책을 말하는 게 아니다. 문화적 비관주의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기후 변화 과학자에 대해 말하면 이들은 기후 변화에 대해 아주 비관적 태도 갖고 있다. 이들의 비관주의가 어느 정도는 맞다고 생각. 하지만 사회학자는 다른 접근방법 취한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 실태를 보고 해결책 모색하려고 한다. 한국서도 이런 노력과 시도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나는 바로 그런 비관주의자다. 기후 변화로 탈바꿈 일어나려면 좀더 시간 필요하지 않을까? 인류를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은 현 사회 시스템이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아주 강력한 무기 가졌기 때문인데 중독이라는 이름의 쾌락이다. 저는 기후변화 문제에 직면한 이후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다. 기후변화라는 이슈에 사람들 눈 끌어오기가 힘이 든다. 기후 변화도 자극으로 받아들여서 자극적 이미지에 충격 받고 분노, 행동하려고 하지만 다른 자극이 주어지면 바로 눈길을 돌린다. 꾸준한 행동 이끌어 내기가 힘이 든다. 교수님은 스마트폰을 밤새 본 적 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가 재정 러시아의 차르보다 더 많은 유희를 준다. 요즘 세대는 글로벌 이슈나 자극 마저 유희로 받아들이는 듯 하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나.

A. 공감한다. 많은 사람들은 문제를 쉽게 잊는 경향 있다. 기후변화 시간이 중요한 문제다. 비관적 상황 말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제도적 메커니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소비 패턴 바꾼다고 가능한 건 아니다. 법을 바꾸거나, 책무성을 저해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정부가 자신들 결정 책임지도록 제도적 메커니즘 변화 필요하다. 다 해봤지만 안되더라 식의 비관이 아닌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낙관주의적 경향, 태도를 갖는 게 필요하다. 질문 감사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약간 피곤하지 않을까?

Q. 우리나라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부족하다. 인식이 있어도 그간 편의를 포기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 회의도 든다. 실천까지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A. 말만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문제라고 볼 수 있겠다. 환경 뿐 아니라 가사분담도 마찬가지다. 남편들이 말만하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않는 걸 들 수 있다. 저는 하지만 개인을 변화시키는 데는 긴 시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권력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씀 드린다. 법적 과학적 측면도 생각해볼 수 있다. 어떤 위험에 대해 인식해야 하느냐를 결정하는 규범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질문들이 결국 제도적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뉴스 A/S▶울리히 벡이 누군지 모르신다면

디지털뉴스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