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했던 1군 복귀에도 14년 만의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획득은 무산됐다.
SK 김상현(34)은 지난 5일 부산 롯데전에서 56일 만에 1군에 돌아오자마자 홈런을 쏘아 올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2타점 2루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활약한 그는 7일 롯데전에서도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 등 2경기에서 8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8위까지 추락한 이만수 SK 감독은 김상현의 인상적인 복귀전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상현은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프로 데뷔 첫 FA 자격 취득의 부푼 꿈을 안고 있었다. 2001년 KIA에서 데뷔 후 무려 14년 만의 경사였다. 2, 3군에서 와신상담하는 무명 선수들에겐 귀감이 되는 사례다. LG를 거쳐 2009년 KIA로 돌아가 잠재력을 폭발하기 전까지 그는 2군 선수였다. 새로운 환경에서 조범현 당시 KIA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야구를 다시 시작한 김상현은 2009년 36홈런과 127타점으로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고, 우승 트로피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며 꿈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이듬해에도 홈런 21개로 정상급 타자로 자리 잡는가 싶더니 2012년부터 부상으로 인해 점점 설 자리를 잃었고, 결국 지난해 SK 유니폼으로 또 한번 갈아 입었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김상현에게 기회는 좀처럼 주어지지 않았다. 올 시즌에도 개막전 직후 2군에 내려갔던 그는 4월24일 한 차례 복귀했다가 5월9일 다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두 달 가까이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김상현은 결국 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는 데 실패했다. 남은 경기를 모두 뛰어도 16경기가 부족하다. 보통 9시즌을 채우면 되는 FA에 다가서는 데 김상현은 14년의 세월을 보냈다. 선수 기용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지만 8명에 이르는 SK의 ‘예비 FA’ 가운데 유독 김상현만 낙오자가 된 건 씁쓸한 대목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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