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장, 강력 징계 지시
경찰관이 서울 시내에서 술에 취해 시민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관의 음주운전 사고도 속출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한 금주령이 지난달 9일 해제된 지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았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혜화경찰서 소속 A 경사는 5일 오전 노원구 문화의 거리에서 이유 없이 30대 남성의 얼굴을 손으로 4, 5회 가격했다. 피해자는 코피를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사는 “만취한 상태였고 일행인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노원경찰서는 A 경사를 폭행 혐의로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불과 6시간 사이에 경찰관들의 음주 사고가 잇따랐다. 서대문경찰서 박모(52) 경위는 이날 오후 6시 20분쯤 만취 상태(혈중 알코올 농도 0.133%)로 뺑소니 사고를 냈다. 충정로2가 L빌딩 앞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마트 배달원 박모(24)씨의 오토바이를 치고 달아난 혐의다. 피해자는 왼쪽 무릎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조사결과 박 경위는 고향 선배 4명과 술을 마시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해 귀가하다 사고가 나자 음주운전 적발이 두려워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박 경위는 사고 발생 2시간 40분만인 오후 9시쯤 자수했다.
27일 0시 5분쯤에는 동작경찰서 한모(34) 경사가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됐다. 한 경사는 상도동의 한 술집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상도터널 앞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염모(53)씨의 SUV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았다. 당시 한 경사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83%에 달했다. 이 사고로 염씨의 차량이 파손돼 99만원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부상은 피했다.
경찰관들의 음주사고가 끊이지 않자 경찰 내부에서도 자성론이 일고 있다. 20년 경력의 경찰관은 “살인행위나 다름없는 음주운전을 경찰이 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자신을 망치는 것은 물론 경찰 조직 전체의 신뢰도까지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음주를 자율에 맡기지 않고 극도로 통제하다 풀어주니 이런 일이 발생한 것 아니냐”며 경찰 지휘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강신명 서울경찰청장은 최근 지휘관 화상회의에서 경찰관들의 음주 사고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가장 큰 징계를 내릴 것”이라며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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