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진 안심연료단지 비산먼지대책위원장
“안심연료단지가 이전할 때까지 소송도 불사하겠습니다.”
은희진(60) 안심연료단지 비산먼지대책위원장은 7일 “주로 연탄과 시멘트공장 등 분진이 많은 환경에서 폐에 먼지가 들어가 호흡장애를 일으키는 진폐증에 걸리는데, 그것도 모르고 수십년동안 기침이나 천식을 당연하다고만 여기고 살았다”며 “세간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만큼 주민고통의 주범인 연료단지의 이전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1971년 대구 동구 율암동에 조성된 안심연료단지는 서민연료공급을 해왔으나 현재 연탄공장 3곳, 아스콘공장 1곳, 레미콘공장 2곳만 가동 중이다.
실제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4월부터 올 6월까지 대구 동구 안심1~4동 20년 이상 거주한 주민 2,980명에 대해 호흡기상태조사를 한 결과 28 명이 진폐증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 그 중 8명은 연료단지나 연탄공장 등에서 일한 경력이 없다. 환경부는 “연료단지에서 나온 먼지가 주변지역의 대기 중 분진농도에 영향을 줬고, 주민의 호흡기계 건강상태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비작업성 진폐증 주민 8명에게 건강진료비 지원을, 나머지 20명에 대해서는 산업재해기관과 연계해 빠른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은 위원장은 “진폐증 외에도 다양한 폐 질환으로 1,000여 명의 주민이 고통받고 있다”며 “현재 연탄 생산량은 최대치를 보인 1986년에 비해 8%에 불과해 눈에 띄게 시커먼 먼지가 날아다니진 않지만, 연료단지 인근 주민들의 병원 이용률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에 대한 보상도 걱정이다. 은 위원장은 “연료단지 보상 지원을 위한 정부와 대구시, 동구청 등의 예산이 2억2,000만원 상당”이라며 “내년부터는 정부지원금이 없어져 형편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기업에 대한 분노도 감추지 않았다. “연료단지가 ‘대구지역 4,830가구에 대한 서민 연료공급의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는 식으로 인근 주민의 건강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은 위원장은 “아직 아무런 보상대책도 얘기하지 않는 뻔뻔함에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앞으로 연료단지 이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은 위원장은 “안심연료단지가 일종의 혐오시설이라 쉽게 이전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기업은 필요가 없다”며 강도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배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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