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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채워준 원 포인트 레슨... 기술은 덤

입력
2014.07.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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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하모닉 목관 5중주 단원들

청각장애 극복한 학생들로 구성된 사랑의 달팽이 앙상블에 무료 레슨

"음악은 소외계층 변화시키는 큰 힘 노력 뒷받침되면 좋은 연주자 될 것"

6일 인천 남구 이건창호 본사 로비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윈드퀸텟 팀의 클라리네티스트 발터 세이파스가 손정우군에게 클라리넷 연주 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건창호 제공
6일 인천 남구 이건창호 본사 로비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윈드퀸텟 팀의 클라리네티스트 발터 세이파스가 손정우군에게 클라리넷 연주 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건창호 제공

“이 부분에선 숨을 더 유지해 주면서 음을 길게 뽑아줘야 곡의 완성도가 높아져요.”

6일 인천 남구 이건창호 본사 로비에서 ‘고장난 시계(Syncopated Clock)’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등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5개의 클라리넷을 통해 흘러 나왔다. 연주자 5명은 초등학생에서 고교 2년생으로 구성된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팀. 선천적으로 청각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인공 와우 수술을 통해 잃었던 소리를 찾은 음악 지망생들이다.

그런데 앙상블 단원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모습도 이채로웠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인 베를린 필하모닉 윈드퀸텟(클라리넷 바순 오보에 플루트 호른으로 구성된 목관 5중주)의 5명의 주자가 그들이다. 벽안의 세계적인 현직 음악가들이 뛰어난 재능을 지닌 학생들을 무료로 가르치는 ‘마스터 클래스(Masterclass)’ 수업에 나선 것이다.

약 2시간 동안 개인 교습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은 손정우(18) 군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선생님들을 만난 것만도 영광인데 개별 레슨까지 받다니 꿈만 같다”며 “앞으로 연습에 매진해 유명한 클라리네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수업은 소외계층의 문화나눔 실천의 일환으로 1990년부터 매년 무료 음악회를 열어 온 ㈜이건창호가 올해 음악회의 초청 팀인 베를린 필하모닉 윈드퀸텟에 마스터 클래스를 제안했고, 윈드퀸텟 팀이 이를 수락하면서 전격 이뤄졌다. 호르니스트 퍼거스 맥윌리엄은 “소외 계층 어린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음악만한 매개체가 없다”며 “사랑의 달팽이 팀원들도 비록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좋은 연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윌리엄씨는 베네수엘라 무상음악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에서 10여년 간 지도교사로 봉사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상임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베를린 필하모닉 최연소 더블베이스 연주자 에딕슨 루이즈가 바로 엘 시스테마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음악가들이다.

베를린 필하모닉 윈드퀸텟이 참여하는 ‘제25회 이건음악회’는 서울ㆍ부산ㆍ경기 고양 공연을 마쳤으며 앞으로 인천 문화예술회관(8일), 광주문예회관(9일) 공연을 끝으로 우리나라 순회 공연을 마무리 한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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