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다양화 이후 양강구도 무너져
최적의 맛 제공 전용매장 개점 봇물
까다로워지는 애호가 입맛 공략
콘서트 등 소비자 참여행사도 확대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맥주업체들의 갈증 해소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올 들어 맥주업체들 사이에서 공법을 달리하거나, 도수가 높고 묵직한 에일맥주를 선보이는 등 맥주맛 경쟁이 본격화한 터라, 이제는 제품의 특성에 맞춰 가장 맛있는 온도를 유지하는 전용매장을 내는 등 점점 까다로워지는 맥주 애호가의 입맛 사로잡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신규 브랜드들은 전용매장, 체험관 개점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일반 매장에서 맛볼 수 없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16일 서울 홍대 앞에 자사가 수입하는 산토리 맥주 전 제품을 판매하는 전용매장인 ‘토리 펍’을 열었다. 산토리 프리미엄 몰트 생맥주와 병맥주를 제공하는 데, 특히 생맥주의 경우‘산토리 크리미 거품 탭’(맥주 수도꼭지)을 활용해 부드럽고 풍성한 거품의 제품을 제공한다. 산토리 측은 “고유의 4단계 음용법을 활용해 전용잔에 마시면 특유의 진하고 화려한 향과 크림 거품을 맛볼 수 있다”며 “반응이 좋으면 추가 매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도 수입 브랜드 기린을 맛볼 수 있는‘기린 이치방 가든’을 강남역에 열었다. 지난달 27일에는 방송인 노홍철을 일일 점장으로 초빙해 고객들과 함께하는 행사를 가졌다. 맥아 첫 즙만을 사용한 100% 몰트 맥주인 기린 이치방 생맥주 위에 결빙 상태의 맥주 거품을 올린 ‘기린 프로즌 나마’가 이곳의 대표 맥주다.
맥주 대전에 불을 지핀 롯데주류도 4일부터 잠실역 롯데호텔에‘클라우드’전용매장을 냈다. 500평 규모로 425㏄ 생맥주와 300㎖ 병맥주, 이와 어울리는 20여가지 안주를 선보인다.
아사히맥주를 수입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9월 30일까지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에 ‘아사히 수퍼드라이 엑스트라 콜드 바’를 확대 운영한다. 아사히 제품을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영하 2도~0도로 제공해 지난해 8월 강남에 개점 당시 3주 만에 1만잔을 판매한 바 있다. 또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지난달부터 25개 음식점에서 엑스트라 콜드를 맛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으면 취급 점포를 확대할 예정이다.
기존 맥주 브랜드들은 소비자 참여형 행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시장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먼저 하이트진로는 4일 강원 홍천 오션월드에서 2,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댄스, 다이빙쇼, DJ클럽파티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d워터파이트’행사를 열었는데 참가자들의 물싸움 장면은 신규 광고로 제작해 방송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아이돌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깜짝 참석해 참가자들과 물싸움을 즐겼다. 오비맥주의 카스는 8월초부터 부산 서면과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콘서트와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카스 썸머 페스티벌’을 연다. 또 다음달 24일에는 이태원 해미턴 호텔 야외수영장에서 저칼로리인 ‘카스 라이트’를 즐길 수 있는 ‘카스 라이트 풀 파티’행사를 준비했다.
덴마크 맥주인 칼스버그도 지난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음악 축제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에 생맥주를 즐길 수 있는 칼스버그 존을 운영한 데 이어 체험형 행사를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국내 맥주업체들의 신규 진출과 수입 맥주 판매가 늘면서 오비와 하이트가 양분하던 맥주 시장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제품의 다양화와 함께 고객을 찾아가는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