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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타기 외교, ‘썸타기’ 외교

입력
2014.07.0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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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간의 우호 관계가 깊어질수록 미국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불확실한 상황을 지속시키며 파국을 피하는 '썸타기' 외교가 우리에게 절실한 때다. 박근혜(맨 오른쪽)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 참석해 국빈 방한한 시진핑(오른쪽 두 번째)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k.co.kr
한국과 중국 간의 우호 관계가 깊어질수록 미국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불확실한 상황을 지속시키며 파국을 피하는 '썸타기' 외교가 우리에게 절실한 때다. 박근혜(맨 오른쪽)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 참석해 국빈 방한한 시진핑(오른쪽 두 번째)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k.co.kr

썸타기는 밀당(밀고 당기기)의 진화형이다. 서로 호감이 어렴풋한 남녀가 상대방을 이리저리 떠보는 게 썸타기다. 속내는 감춰지고 말치장이 난무한다. 적어도 파국은 피할 수 있다.

“사회학자 신진욱 교수는 ‘썸타기’의 요체는 ‘불확실성’이라고 했다. 남녀 사이 섬싱(something)과 타다(동사)가 합쳐진 썸타기는 앞으로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쓰는 말이다. (…) 여야 원내대표인 이완구, 박영선은 지금까지는 썸타기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사실 두 사람은 ‘버럭’이라면 당내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들이 썸타기를 지속하며 인내하는 까닭은 성공적인 국회 운영으로써 실리와 명예를 취하고 싶어서다. 앞으로 더 ‘높은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는 이 원내대표는 ‘통 큰 리더십’을, 내심 차기 정치 지도자를 꿈꾸는 박 원내대표는 ‘유능하고도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야당과의 소통을 강조했고, 결국 이번주에 이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함께 박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 이 원내대표가 ‘썸타기 파트너’를 지렛대 삼아 청와대의 빗장을 연 것이다. (…) 마침 이번주부터 여야는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뜨거운 이슈들을 다루기 시작한다.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썸타기의 진수를 보여줘야 할 때다. 특히 이 원내대표가 야당과 청와대 사이에서 보이는 줄타기 실력에 따라 썸타기의 불확실성은 판가름날 것이다. 썸타기는 자칫하면 ‘쌈’으로 변한다.”

-여의도의 ‘썸타기’(한겨레 ‘한겨레 프리즘’ㆍ이유주현 정치부 기자) ☞ 전문 보기

“한국 외교가 안은 딜레마는 중국의 힘은 커져 가는데 계속 미국에 줄 서 있어야 할지, 그 줄을 중국으로 바꿔야 할지, 아니면 양다리 걸치기 해야 할 지가 아니다. 실리는 눈에 보이는데 거기에 명분까지 갖춘 외교를 해나가기가 점점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국간 외교에서는 실리와 실리가 충돌하는 상황이 얼마든지 생긴다. 오로지 실리만 추구하는 외교란 애초 있을 수도 없다. 명분이 뚜렷해야 그런 갈등을 헤쳐갈 수 있다. 중국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 실리만이 아닌 어떤 명분이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무조건 중국 편은 안 된다고 내심 걱정하는 미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국 외교의 딜레마(한국일보 ‘편집국에서’ㆍ김범수 국제부장) ☞ 전문 보기

줄타기 외교가 아슬아슬하다. 대국들 틈에서 국익은 아스라히 멀다. 힘에는 길이 없다. 썸타기가 답이다. 동서 두 거인에게 상생이 불가피할 때까지 그럴싸한 명분으로 버텨야 한다.

“전략적 가치를 극대화해 장기 국익을 챙기는 것은 외교의 몫이다. 한국이 미ㆍ중 두 강대국 사이에 샌드위치가 되었다는 시각은 소극적이고 패배주의적이다. 오히려 한국은 두 나라의 전략적 접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국제질서는 여전히 힘의 대립과 균형이 결정적이지만 대중적 정통성과 여론의 향배가 과거보다 중요하게 됐다. 군사 대국 미국이 소프트파워를 중시하고 스마트파워를 지향하게 된 이유다. (…) 동아시아 윈·윈의 출발점은 미ㆍ중관계다. 한국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양자합일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발 빠른 북ㆍ일의 관계 개선도 초조해하거나 아니꼽게 볼 이유가 없다.”

-한국, 미ㆍ중 사이 국익 찾아야(경향신문 ‘국제칼럼’ㆍ조홍식 숭실대 교수(사회과학 연구소장)) ☞ 전문 보기

“중국은 이번 방한을 한ㆍ중 연대를 충분히 과시하는 무대로 활용하였고, 한국은 이 어려운 문제에 명민한 답을 써내지 못했다. (…) 미국은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근간으로 세계적 리더십을 형성하였고, 중국 역시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다원주의와 민주의 개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미ㆍ중은 상호 공존할 수 있는 공동 질서를 세우느라 혼돈하기만 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우리는 섣부른 판단을 억제하고 인내심을 갖고 이 진화 과정을 지켜보면서 중견 국가로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ㆍ발전ㆍ번영을 위한 우리만의 ‘가교(架橋)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한국 외교에 難題 던진 시진핑 주석 방한(조선일보 ‘시론’ㆍ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전문 보기

국제 정치 현상의 주요 동인은 에너지다. 중국이 한국을 자국 안보 자장(磁場)에 끌어들이려는 건 자원 보고인 바다로 가기 위해서다. 미일 결속을 단단히 조이는 것도 그 야심이다.

“‘첫째 정치 안보 협력을 실현해야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넨 화두다. (…) 중국이 이미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제안은 무시할 수 없다. 일본을 재무장시키겠다는 미국의 전략과 이에 선뜻 동의하기 힘든 우리의 정서가 크게 배치되는 절묘한 시점에 중국의 제안이 이뤄진 점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 학계 일각에선 “한미 동맹은 북핵으로 인한 한국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며 “중국이 한국에 ‘보호우산’을 제공하겠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중국이 정치 안보 영역에서 우리를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은 중국의 안보관이 해양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 경제 발전을 위한 에너지와 자원의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바다를 지키는 것이 절박한 안보상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과 일본은 사실상의 중국 봉쇄 정책으로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 육지보다 바다가 더 중요해지면서 한반도에서도 북한보다 남한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 중국 최고지도자론 처음으로 시 주석이 북한을 제치고 한국에 먼저 온 또 다른 배경이다.”

-한국 보호우산 되겠다는 중국(한국일보 ‘특파원칼럼’ㆍ박일근 베이징 특파원) ☞ 전문 보기

“외교나 전쟁 같은 국가간 관계에 경제가 저변의 이유인 때가 많다. (…) 동아시아를 무대로 한 강대국의 패권 각축이 치열하다. (…) 외교적, 군사적, 역사 해석상의 공방전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패권 다툼의 경제적 측면이다. 특히 에너지와 화폐(통화)는 패권 그 자체인데다, 여러 나라의 합종연횡을 이끌어내는 수단이기도 하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거의 수입해서 쓰는 일본인들은 해상 수송로가 봉쇄되면 어쩌나 하는 뿌리 깊은 불안감이 있다. 일본 우익이 중국의 경제, 군사적 굴기에 안절부절못하며 재무장화를 서두르는 것은 믈라카해협을 거쳐 남중국해로 이어지는 ‘목덜미’가 섬뜩한 것도 주요한 이유이다. 일본을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 전략은 그래서 일본의 이런 원초적 불안에 기대고 있다.”

-동아시아 패권 각축의 경제적 속살(한겨레 ‘편집국에서’ㆍ이봉현 경제ㆍ국제 에디터) ☞ 전문 보기

* ‘칼럼으로 한국 읽기’ 전편(全篇)은 한국일보닷컴 ‘이슈/기획’ 코너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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