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3-2꺾고 윔블던 정상
"내 생애 최고의 메이저 결승전"
4시간에 걸친 30억짜리 대혈투 속에서 윔블던의 주인은 노박 조코비치(27ㆍ세르비아)의 손을 들어줬다.
조코비치가 윔블던 테니스(총상금 2,500만 파운드) 남자 단식 패권을 탈환했다. 조코비치는 7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로저 페더러(33ㆍ스위스)를 3-2(6-7 6-4 7-6 5-7 6-4)로 물리쳤다.
2011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는 3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지난해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27ㆍ영국)에 패한 아쉬움을 털어냈으며, 메이저 대회 통산 7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76만 파운드(약 30억원). 호주 오픈 4회, 윔블던 2회, US 오픈에서 한 차례 우승한 조코비치는 프랑스 오픈만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성공하게 된다.
아울러 대회 전까지 랭킹 2위였던 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1만3,130점을 기록, 7일 자 랭킹에서 1만2,670점에 그친 라파엘 나달(28ㆍ스페인)을 2위로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조코비치가 랭킹 1위가 된 것은 지난해 9월 말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세트스코어 1-1로 맞선 가운데 3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낸 조코비치는 이후 체력이 떨어진 페더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4세트 한 때 게임스코어가 5-2까지 벌어지자 조코비치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테니스 황제’ 페더러의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페더러는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 2개를 연달아 따낸 데 이어 내리 5게임을 가져가 승부를 5세트로 넘겼다.
승부는 5세트 9번째 게임에서 갈렸다. 게임스코어 4-4에서 페더러가 쉬운 스매시를 실수하면서 흐름이 조코비치 쪽으로 넘어갔다. 이후 조코비치는 5-4에서 맞은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고 3시간55분의 대접전 마침표를 찍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내가 뛴 메이저 대회 결승 가운데 최고였다. 나달과의 호주오픈(2012년ㆍ경기 시간 5시간53분)도 있었지만 오늘은 처음부터 마지막 포인트까지 경기 내용이 매우 뛰어났다”고 자평했다. 이어 “페더러는 왜 그가 챔피언인지를 보여줬다. 페더러가 지금까지 이뤄낸 모든 것을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페더러는 “조코비치는 우승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 그래도 나도 오늘 우승에 매우 근접했었다”고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만약 페더러가 이날 이겼다면 통산 18번째 메이저 우승 타이틀과 윔블던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8회)을 세울 수 있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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