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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대구도시철도 3호선 비상탈출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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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믿을 대구도시철도 3호선 비상탈출장치

입력
2014.07.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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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역할 못하는 ‘스파이럴 슈터’…

승객 전원 탈출에 30분 대책마련 시급

고가사다리차 등 활용 구조 검토

일본 히타치 기술자가 대구 북구 동호동 대구도시철도 차량기지에서 ‘스파이럴 슈터’를 시험작동하고 있다.
일본 히타치 기술자가 대구 북구 동호동 대구도시철도 차량기지에서 ‘스파이럴 슈터’를 시험작동하고 있다.

3일 오후5시30분쯤 대구 북구 동호동 대구도시철도 차량기지. 일본 히타치 기술자와 도시철도건설본부 직원 등 2명이 전동차 앞부분 아래쪽에 있던 ‘스파이럴 슈터’(Spiral Chute, 나선형 탈출장치)를 출입문 쪽으로 옮겼다. 무게 115㎏의 이 장치는 바퀴가 달린 캐리어 위에 있었다. 캐리어 양쪽에서 철판을 펼쳐 맞물리게 한 후 스파이럴 슈터를 출입문에 밀착, 끈을 양쪽 손잡이에 건 후 출입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스파이럴 슈터를 바깥으로 던지는데 걸린 시간은 2분 남짓이었다. 전동차 1편성(3량)의 스파이럴 슈터 4개를 모두 작동하는데는 10분 가까이 걸리며 그때까지 대다수의 승객은 꼼짝없이 전동차 안에 갇혀있어야 하는 셈이다. 여기다 정원 탑승시 승객들이 모두 안전하게 탈출하기까지는 30분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구시가 안전성 확인을 위해 겨울 시운전 후 내년 상반기 도시철도 3호선을 개통키로 했으나 사고 발생 시 비상탈출로로 활용될 스파이럴 슈터가 유사시 제 구실을 못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동호동∼수성구 범물동 23.9㎞의 3호선은 지상 7∼29m 높이의 선로를 무인운전시스템으로 운행될 예정이어서 유사시 나선형 미끄럼 통로로 지상으로 탈출할 수 있는 스파이럴 슈터의 효능이 안전의 절대적 요건이 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전동차에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소방차가 출동해 지상의 장애물 등을 정리한 후에야 전동차 안 안전요원이 스파이럴 슈트를 작동해야 한다. 이 경우 10여 분이면 슈트를 지상으로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슈트 한 개를 통해 승객이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은 1명 당 3초로, 정원 265명이 탑승했을 경우 4개의 슈트를 통해 4분이면 모두 탈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도시철도 3호선을 운영하게 될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노인과 여성, 어린이 등 다양한 승객들이 무사히 탈출하기 위해서는 슈트를 타고 내려가는 승객이 무사히 착지하는 것을 확인한 후 다음 승객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1명 당 20초는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초를 기준으로 승객 정원이 탈출할 경우 22분이 걸리며, 슈트 설치시간을 더할 경우 30분은 넘게 걸릴 전망이다. 여기다 전동차 높이가 사람이 가장 공포를 느끼는 지상 11m 안팎이어서 실제 탈출시간은 추정치보다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내년 상반기 본격적으로 3호선을 운영할 경우 유사시 스파이럴 슈트를 작동, 탈출하는데 시간이 매뉴얼보다 훨씬 많이 걸릴 것으로 보고 소방서 고가사다리차와 이삿짐센터의 고가사다리를 활용한 구조방법을 검토 중이다. 대구도시철도공사 3호선 운영본부 정경일 차량관리부장은 “실제로 노약자나 장애인 등이 스파이럴 슈트를 타는 것은 어려운데다 안전요원 한 명이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정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대구지역 소방서에 있는 고가사다리차가 7대 뿐이어서 민간사다리차를 더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배유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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