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비실 출신 작가 비소네트 국방부의 사전 검토 과정 무시
비밀정보 누설로 소송 당할 듯
미국 정부가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과 관련된 기밀 일부를 누설한 책 ‘노 이지 데이’(No Easy Day) 저자로부터 인세 수입 전액을 몰수하기로 했다. 노 이지 데이는 빈 라덴 사살 작전에 참여했던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전직대원인 매트 비소네트가 2012년9월 마크 오원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회고록이다. 발행되자 마자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지금까지 수십 만부가 팔려 나갔다.
외교전문잡지 포린폴리시는 6일 “비소네트가 책을 펴내기 전 사살작전에 관한 주요 비밀정보가 누설되지 않도록 사전 검토 과정을 거쳐야 했으나 이를 무시하는 바람에 국방부의 분노를 샀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도 “(비소네트가) 승인 없이 책을 펴냄으로써 법적 의무를 위반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방부와 비소네트 간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으며 미국방부 측은 향후 민사소송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비소네트는 ‘노 이지 데이’ 인세 수입의 대부분을 네이비실을 지원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논란이 가중되면서 자선단체 측은 기부를 받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노 이지 데이’는 2011년 5월에 있었던 라덴 사살 작전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는데 ▦작전 당시 오사마 빈 라덴이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는지 ▦‘인간 방패’를 동원했는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백악관이 밝힌 내용과 달라 논란이 일었다.
한편, 비소네트가 국방부의 사전 검토를 거치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검토 과정이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 작가들의 불만이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피터 만수르의 작품 ‘여명의 바그다드’(Baghdad at Sunrise)는 군 당국의 사전 검토를 거치는데 4개월 가까이 걸렸다. 현재 오하이오 주립대학 교수인 만수르는 “군 관련 소설을 쓰는 작가들의 다수가 사전 검토에서 불필요하게 내용이 삭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비소네트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린폴리시는 “군 출신 작가가 회고록을 쓸 때는 군 당국이나 국방부 차원의 사전 검토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비판론자들은 이를 공식화하진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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