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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ㆍ현대ㆍ포스코가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면

입력
2014.07.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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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포인트 경영학] 권구혁 연세대 경영대 교수

권구혁 연세대 교수는 6일 "사업 다각화의 성공은 계열사 간 관련성을 고려한 시너지 창출노력과 해당사업 영역에 도움이 될 본사의 역량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권구혁 연세대 교수는 6일 "사업 다각화의 성공은 계열사 간 관련성을 고려한 시너지 창출노력과 해당사업 영역에 도움이 될 본사의 역량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사업 다각화 필요하지만 명확한 목표 설정이 없인 '러시안 룰렛'처럼 위험할 수도

기업에게 사업 다각화는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사업 다각화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GE는 기존 산업의 기술을 다른 산업에 접목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지만, AT&T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사업영역으로 진출했다가 실패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뚜렷한 목표를 가진 사업다각화이다. 명확한 성장목표 설정이 없는 사업 다각화는 자기 파멸을 이끌 수도 있는 ‘러시안룰렛’처럼 위험할 수 있다.

사업다각화나 신규사업 진출에 앞서 기업이 할 일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정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기업의 실무자 중에는 “회장님이 시켜서…”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식으론 곤란하다. 명확한 성장목표를 제시해 주식시장과 구성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각화할 사업분야나 M&A 대상기업을 선정한 후에도 사업부문 간의 관련성을 고려한 시너지 창출노력과 해당사업 영역에 도움이 될 본사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웅진그룹의 예를 보자. 소비재 사업에서 출발, M&A를 통해 건설 에너지 금융업 등으로 사업다각화해 중견그룹이 됐지만 결국 법정관리로 갔다. 물론 건설경기 침체 등 외부환경 탓도 있었지만, 만약 건설이나 에너지 부문이 계열사 아닌 사업부제하에 있었다면 본사가 보다 효과적으로 컨트롤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출범할 당시 가전부문의 수익을 교차 보조함으로써 반도체 사업에 필요한 자원을 조달했다. 만약 반도체가 삼성그룹 내 별도의 계열사였다면, 그리고 요즘처럼 우리 대기업에 대한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은 시절이었다면 과연 그러한 시도가 가능하였을까. 외국의 다각화된 기업들은 대부분 사업영역을 사업부 형태로 운영해 본사가 원하는 방식대로 각 사업부를 통제, 조정하고 이를 통해 시너지 창출이 용이하다.

서로 관련성이 높은 사업 다각화된 기업은 시너지 창출을 위해 그룹본사의 역할이 커져야 하지만,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의 경우는 본사의 기능을 축소해 전형적인 지주회사 형태로 운영하며 재무적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대그룹은 해운, 증권, 제조, 호텔 등 관련성 없는 사업들로 구성돼 있다. 이런 사업부문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려면 재무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구조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표면상으론 해운업계의 불황과 현대상선의 원가경쟁력 약화, 순환출자 문제점 등이 위기 원인으로 보이지만, 사업 부문의 성격에 맞게 조직이 관리되고 재무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는지의 문제도 따져 봐야 한다.

다각화된 기업일수록 본사와 계열사 간의 관심사가 확연히 다르다. 본사는 각 계열 사간 시너지 창출에 관심이 높은 반면, 계열사는 해당 사업영역에서 경쟁사보다 더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창출하는 경쟁력 확보에 관심이 있다. 따라서 본사가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포스코의 경우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며 해외영업과 철강 유통부문의 가치사슬 통합을 통해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싸늘했고, 실제로 기대했던 시너지도 나지 않았다. 포스코와 대우인터의 이질적인 문화와 통합의 어려움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부분도 있지만, 본사와 계열사간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로 시너지가 창출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시너지가 창출되기 위한 전제 조건 중 하나는 이해 당사자 간의 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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