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갈등 심화… 野 중재도 무위
지난달 28일 기습적으로 시범 개장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 3가 마권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에 한국마사회가 인근 화상경마장 이용객을 버스로 이송하고, 무료 입장권을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고객 유치 활동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 의원들은 마사회측에 화상 경마장 개장 여부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6일 마사회와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달 28일 인근 영등포 화상경마장에서 방송을 통해 용산 화상경마장의 개장 소식을 알리고, 고객 30여명을 모집해 45인승 대형버스에 태워 용산 화상경마장으로 보냈다. 또한 마사회는 임시개장일 이후 용산 화상경마장을 찾은 고객에게 1인당 2만1,000원 상당의 입장권과 밥ㆍ커피ㆍ간식 쿠폰을 무료로 제공했다. 마사회는 당초 6일까지였던 용산 화상경마장 무료 입장을 7월 한 달간으로 연장했다.
정방 대책위 공동대표는 “공기업인 마사회가 주민들의 반대에도 임시 개장 명목으로 문을 열고, 뒤로는 경마 고객들을 불러들이며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 마사회측은 “시범 개장 전날 영등포와 동대문 등 인근 화상경마장에 홍보 방송을 했고, 개장 당일 영등포에 있던 손님들 중 용산 화상경마장에 가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있어 버스를 준비했다”며 “무료 입장권과 쿠폰 역시 개장 사은행사일 뿐”이라고 밝혔다.
찬반 주민들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6일 용산 화상경마장 앞에는 마사회 직원 120여명과 서울마주협회 등 경마 유관단체, 한국농업인경영인중앙연합회 등 250여명이 찬성 집회를 열었고, 반대측 주민 50여명도 개장 저지 농성을 벌였다. 이날은 찬성집회를 연 마사회 직원 등이 화상경마장 입구를 차지하면서 고객들이 반대 주민의 제지 없이 입장, 개장 이후 처음으로 402석의 화상경마장 이용석이 모두 찼다.
한편 이날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용산 화상경마장을 방문해 현명관 마사회 회장과 간담회를 가졌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등 국회의원 13명은 현 회장에게 화상경마장의 교외 이전과 규모 축소를 촉구했고, 주민투표 실시 때까지 시범 개장을 연기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현 회장은 “교외 이전 등은 중장기적으로 할 일이고,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시간을 달라”고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방 대표는 “마사회가 제1야당 의원들의 중재도 듣지 않으니 입점을 강행하면 우리는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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