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보드 노출' 1위…월드컵 마케팅 효과 톡톡
축구공 하나에 울고 웃는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제이자 국가 간 자존심의 대결장이고,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이 격돌하는 전장이다. 브라질월드컵에도 22개 기업이 공식 후원사로 참여해 ‘총 칼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광고 마케팅은 바로 경기장을 둘러싼 광고판인 A보드 광고다. 골이 터질 때마다 계속 전세계 TV 화면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4강 진출팀이 가려진 6일까지 현대ㆍ기아자동차가 A보드 광고 효과를 가장 많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월드컵 본선 60경기(조별 리그 48경기+16강전 8경기+8강전 4경기)에서 나온 골 159개 가운데 현대ㆍ기아차 광고는 총 17번의 골 장면을 장식해 후원기업 중 가장 많았다. 현대차 브랜드는 5일 8강전 독일 대 프랑스 경기의 유일한 골을 포함해 모두 9차례, 기아차 브랜드는 8차례 골이 터지는 순간 배경에 노출됐다.
자동차 윤활유 브랜드인 캐스트롤과 독일의 자동차부품업체 콘티넨탈이 각각 15차례로 공동 2위, 아디다스와 에미리트항공이 각각 14차례, 비자(VISA)가 13차례, 존슨앤존슨 버드와이저 맥도날드 소니가 각 12차례씩으로 뒤를 이었다. 이중 캐스트롤과 콘티넨탈 존슨앤존슨 버드와이저 맥도날드는 월드컵 기간만 후원사라 A보드에 다른 기업들 브랜드와 섞여서 노출됐다.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코카콜라 아디다스 소니 비자 에미리트항공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의 파트너 기업이라 A보드 전체에 단독으로 브랜드를 노출시킬 수 있었다. 현대ㆍ기아차는 1999년 미국 여자월드컵부터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서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골 장면은 경기중계 중 가장 많이 반복되고 TV 뉴스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에서도 비중 있게 다룬다. 신문의 사진 자료로도 가장 많이 보도되고,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에서도 최고의 조회수를 기록한다. 그만큼 광고 효과가 폭발적이지만 발광다이오드(LED) 소재인 A보드의 광고들은 약 30초에 한번씩 자동으로 바뀌기 때문에 골이 터지는 순간에 맞춰 노출하는 것은 사실상 인력으로 불가능하다.
그래도 현대ㆍ기아차는 최대한 기회를 얻기 위해 아예 경기장을 구분하는 전략을 썼다. 현대차 브랜드는 쿠이아바 리우데자네이루 벨리오리존치 포르탈레자 마나우스 브라질리아 쿠리티바에서, 기아차는 상파울루 나타우 사우바도르 헤시피 포르투알레그리 살바도르에서 각각 A보드에 등장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대한민국이 선전했다면 월드컵 광고효과가 더욱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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