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에 건의… 긍정적 답변 얻어
남결필 지사도 의원 때 추진한 사업
광명시 "광명역은 흉물될 것" 반발

“수원과 성남, 용인까지 직접적인 이용권에 들어오게 된다.”(경기도) “광명역은 흉물스러운 고철덩어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광명시)
경기도가 2018년부터 수원역을 KTX 출발역으로 만들어 달라고 국토부에 건의하는 등 수원역 KTX 출발역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수원역이 KTX 출발역이 되면 수원지역뿐만 아니라 성남과 용인까지 직접적인 이용권에 들어 더 많은 도민들이 KTX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광명시는 4,000억원 넘게 들어간 광명역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수원역을 시발점으로 하는 KTX 운행계획이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사업에 반영되도록 국토부에 건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수원역 KTX 출발역 사업은 남경필 도지사가 국회의원이었던 2012년 추진한 정책이다. 당시 그는 수원역~평택 서정리역 경부선로 25.0㎞ 구간을 고속철도화하고 올해 말 완공예정인 서정리역-KTX 평택 지제역 4.5㎞ 구간을 KTX열차 운행이 가능하도록 새로 건설해 기존의 KTX 선로와 연결한다는 구상을 밝혔었다. 이렇게 되면 기존 경부선을 이용했을 때 수원역에서 대전역까지 67분 걸리는 소요시간이 48분으로 19분 가량 단축된다.
현재 수원역 KTX 출발역 사업은 3차례 연구용역결과 비용편익분석(B/C)이 모두 1.0을 넘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의 B/C는 2010년 철도시설공단 용역이 1.10, 2012년 국토부 용역 1.21, 2013년 경기도 용역이 1.16으로 조사됐다.
사업비는 경기도 용역결과 2,461억 원으로 추산됐다. 경기도는 국가철도 사업이므로 전액 국비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토부, 기재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도는 수원역이 KTX 출발역이 되면 코레일과 협의해 현재 수원을 거쳐가는 상ㆍ하행선 총 8편의 KTX의 운행횟수도 늘릴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수원역이 KTX 출발역이 되면 수원을 비롯해 성남, 용인권까지 편리하게 KTX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광명역에 끼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원역 KTX 출발역 추진에 광명시측은 “광명역이 흉물스러운 고철덩어리로 전락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유일의 KTX 출발역으로 계획됐다가 정차역으로 전락했고 영등포역 정차 등으로 이용객들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수원역이 출발역으로 지정되고 운행횟수가 대폭 늘어나게 되면 사실상 광명역에 사형선고가 내려진 것과 같다는 것이다.
국비 4,068억원을 들여 건립된 광명역은 당초 1일 평균 이용객이 약 5만8,000명에 이르는 수도권 유일의 KTX 출발역으로 계획됐다가 2004년 4월 1일 개통 때는 정차역으로 변경됐다. 코레일은 2010년 연계 교통체계 부족과 운영 적자 등의 이유를 들어 영등포역과 수원역을 정차역으로 활용하면서 서울 승객과 경기 남부 승객 상당수를 뺏겼다. 이렇게 되면서 계획됐던 광명역 역세권 개발사업도 지연돼 주변 지역이 10년 가까이 빈터로 방치돼 있었다. 뒤늦게 글로벌 가구기업인 이케아의 한국 1호점과 복합쇼핑몰, 특급 관광호텔 건립 등을 추진하며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광명역정상화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광명역이 건설될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광명역 이용객 규모가 예상과 달리 얼마나 줄어들었고 그로 인한 개발도 얼마나 축소됐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수원역이 출발역으로 지정된다면 기존 광명역 이용객들 중 상당수가 수원역으로 가게 되면서 사실상 광명역은 껍데기만 남게 돼 정부의 결정을 그냥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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