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ㆍ치매ㆍ우울증 등 서비스 확대 "어려운 사람만 찾는 곳" 옛말 돼
12만~15만원 하는 폐렴구균 접종, 고령인ㆍ영유아 무료로 제공
아늑한 환경 위해 시설 리모델링, 야간 진료ㆍ토요 프로그램 운영도
서울 구로구에 사는 주민은 이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신건강을 진단할 수 있다. 구로구 보건소가 지난 1일부터 구내 곳곳에 최근 정신건강 무인검진기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택근 구로구 보건소장은 “주민이라면 누구나 우울, 스트레스, 자살위험 관련 검사기능이 탑재된 무인검사기를 통해 마음의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보건소의 변신은 눈부시다. 비만, 치매, 우울증, 치아 등 다양하고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야간 진료나 주5일제 수업에 맞춰 어린이를 위한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리모델링을 통해 호텔 못지 않게 깔끔하고 아늑한 환경을 갖춘 곳도 있다. 보건소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만이 가는 곳이라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 됐다.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는 무료 예방접종 혜택도 늘었다. 다음 달부터 전국 254곳 보건소에서는 65세 이상인 고령인에게 무료로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지난 5월부터 생후 2개월~5세 미만 어린이에게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무료로 해주고 있다. 일반 병원에서 폐렴구균 예방주사를 맞으려면 12만~15만원을 내야 한다. 박유미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보건소가 예방적으로 주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임산부 이용하기
보건소에서는 임산부의 산전ㆍ산후관리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안정하고 건강한 분만을 유도하고 태아와 모성의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산전혈액검사와 철분제(임신 16주 이상), 엽산제(임신 12주 이하), 산후우울증 관리, 표준모자수첩제공, 임산부 배려 엠블럼(가방고리) 등을 제공한다.
출산 예정일 40일 전이나 출산 후 30일 이내의 출산 가정에 산모ㆍ신생아 건강관리사가 방문해 2주일 이내로 산모의 영양관리, 유방관리, 산후체조, 신생아 돌보기, 감염 예방ㆍ관리 등을 해주고 있다.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 150% 이하인 저소득 난임 부부에게는 체외수정시술(6회까지) 및 인공수정시술(3회까지 회당 50만원 이내) 등의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영ㆍ유아 이용하기
만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무료로 12종의 국가필수예방접종을 해주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지정 의료기관에서 받은 국가예방접종 접종비 전액을 돌려받는다. 대상 전염병으로는 결핵, B형 간염, 디프테리아ㆍ파상풍ㆍ백일해ㆍ폴리오(소아마비),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홍역ㆍ유행성 이하선염ㆍ풍진, 수두, 일본뇌염 등이다.
당해 연도에 출생한 신생아의 선천성 대사이상 검사를 하면 1인당 2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검사항목으로는 페닐케톤뇨증, 갑상선기능저하증, 호모시스틴뇨증, 당풍 당뇨병, 갈락토스혈증, 선천성부신과형성증 등 6종이다. 보건소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에서 해도 된다. 만일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자로 진단되면 17세까지 특수 조제분유와 특수 조제식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저소득 가정(최저생계비 200% 이하 가구, 국민기초생활보장 및 의료급여 보장 가구)이 신생아에게는 신생아 청각선별 검사비를 지원한다. 검사 결과 재검으로 판정되면 난청 확진 검사비도 주고 있다. 또한, 저소득 가정의 미숙아와 선천상이상아의 의료비와 영ㆍ유아 발달장애 정밀진단비도 지원하고 있다.
아동ㆍ청소년ㆍ성인 이용하기
저소득층 어린이에게는 선천성 백내장, 미숙아망막증, 사시 등의 안질환 수술을 위한 사전검사비와 수술비, 입원비 등의 본인 부담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어린이 암환자에게 암 진단 소요 의료비와 암 진단일 이후의 암 치료비, 암 치료 합병증 관련 의료비, 전이ㆍ재발암 치료비, 약값 등을 제공한다. 백혈병은 3,000만원까지 다른 암은 2,000만원(이식 시 1,000만원 추가)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만 40세, 66세 생애전환기 국민에게 성별ㆍ연령별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건강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만 40세 국민에게는 일반건강검진 항목에다 간염(혈액검사), 구강검진(세균검사), 우울증(CES-D) 검사를 해주고 있다. 만 66세인 사람에게는 일반건강검진 항목에 간염(혈액검사), 구강검진(세균검사), 골다공증(여성, X선 또는 초음파), 노인신체기능(낙상검사), 우울증(GDS)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비만 및 고혈압ㆍ고지혈증ㆍ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에게는 영양상담과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다발성경화증, 뮤코다당증, 길렝-바레증후군 등 134개 희귀난치성 질환자에게 의료비도 일부 제공하고 있다.
또한, 청소년을 포함한 흡연자들의 금연지원에도 나서고 있는데 6개월 9차 이상 금연상담을 해주고, 니코틴보조제(니코틴 패치, 니코틴 껌, 니코틴 사탕)와 금연치료제(부프로피온, 바레니클린), 행동강화 물품(껌, 구강청결제, 은단) 등도 제공한다. 6개월 금연에 성공하면 기념품도 선사한다. 이밖에 정신질환의 예방과 조기 발견을 위해 건강관리 위기상담전화(전국 공통 1577-0199)를 운영하고 있다.
어르신 이용하기
치매 예방을 위해 만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검진을 하고 있다. 전국 가구 평균 소득의 100% 이하인 사람이거나 보건소장이 치매예방 및 관리를 위해 조기검진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간이정신상태검사(MMSE-DS) 도구를 사용한 치매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고, 선별검사 결과 진단검사가 필요한 경우 협약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치매로 진단을 받을 경우 치매 약제비의 본인 부담금과 약 처방 당일의 진료비 본인부담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60세 이상인 저소득층의 사람은 백내장, 당뇨병성 망막병증, 망막박리 등 망막질환과 녹내장 등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 수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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