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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日 야만적 침략 때 한중 생사 함께" 대일 공동대응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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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日 야만적 침략 때 한중 생사 함께" 대일 공동대응 메시지

입력
2014.07.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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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서 특강

이순신 장군·김구 선생 등 언급, 양국 역사적 공동체 인연 강조

"안녕하십니까" 한국 말로 연설 시작… 우애 보여 준 미담 소개로 마무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서울대 글로벌공학센터 대강당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서울대 글로벌공학센터 대강당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 방문 이틀째인 4일 서울대 특강에서 한중 양국이 역사적으로 공조 관계를 가진 동반자였음을 강조했다. 일본의 과거사, 집단 자위권 추구 등 문제 해결에 양국이 공동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여진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서울대 글로벌공학센터에서 특강을 갖고 “한중 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나라로 역사상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마다 도와주면서 고통과 한계를 극복해냈다”며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양국 국민이 (일본에) 적개심을 품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전쟁터에서 전진했다”고 말했다. 또 “과거 일본 군국주의가 야만적인 침략을 감행했을 때 한국과 중국 모두 매우 큰 고통을 겪는 과정에서 양국 국민들은 생과 사를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임진왜란 당시 함께 싸우다 전사한 이순신 장군과 명나라 장군 등자룡(鄧子龍), 대일 항쟁을 벌인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의사 등도 언급했다.

한중 양국 국민들이 역사적 공동체였음을 강조한 시 주석의 언급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비공식 오찬에서 일본 아베 정권의 고노 담화 무력화 시도와 집단 자위권 추구에 우려를 공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대학 강연을 나선 시 주석은 “안녕하십니까”라는 한국말 인사로 강연을 열었다. 양국의 고난 극복의 역사에 대한 언급 외에 시 주석은 평화대국 지향, 이웃 국가들과의 협력 추진, 배우는 자세 등 중국의 비전을 제시했으며, 한반도 비핵화 및 남북한의 자주 평화통일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2008년 쓰촨 대지진 때 전남 제일고 교사 학생들이 성금과 함께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절반이 된다”는 편지를 보낸 사례 등 최근 양국의 우호 관계를 보여주는 미담을 소개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전날 그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이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드라마‘별에서 온 그대’를 언급한 것을 의식한 듯 “별에서 온 그대를 비롯한 한류 드라마는 중국에서도 큰 유행”이라고 말해 큰 웃음과 박수를 받기도 했다.

특강에 참석한 윤영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전 외교부 장관)는 “임진왜란, 이순신 장군 등 역사적 사례를 인용해 양국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였음을 강조하며 한국인 정서에 어필하고 ‘이웃’이나 ‘의리’ 등을 언급해 동양적 정서에 호소하는 등 상당히 열심히 준비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강연을 들은 서울대 재학생 및 중국인 유학생 200여명과 교수 등 500여명은 26차례 박수로 화답했고, 시 주석이 입ㆍ퇴장할 때 기립 박수로 환대했다. 지리교육학과 2학년 이동훈(21)씨는 “시 주석이 ‘이익으로 만나면 이익이 없어질 때 관계가 끝나고, 권력으로 만나면 권력이 없어질 때 관계가 끝난다’고 말한 부분에서 한중 관계 강화 의지가 느껴져 인상적이었다”며 “이런 강연을 들을 기회가 더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영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이문류(27ㆍ여)씨도 “시 주석의 방한 후 공통적으로 가슴 아픈 역사를 가진 한중 양국이 경제ㆍ정치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서울대 방명록에 ‘탐색진리 추구광명(探索眞理 追求光明)’ 여덟자를 한자로 남겼다. 이는 ‘진리를 탐구하고 빛을 추구한다’는 뜻의 서울대의 라틴어 로고 ‘VERITAS LUX MEA’(진리는 나의 빛)을 표현한 것이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임준섭기자 ljscogg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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