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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鐵피아' 정·관계 유착 정황, 게이트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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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鐵피아' 정·관계 유착 정황, 게이트로 번지나

입력
2014.07.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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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피아(철도 마피아)’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정치권으로 향하며 대형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권영모씨가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인 AVT사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회 의원도 같은 업체에서 수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AVT사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던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검찰 소환을 앞두고 어제 새벽 한강에 투신해 숨진 채 발견됐다.

레일체결장치는 철로를 침목에 고정시켜 열차의 탈선을 방지하는 핵심부품으로, AVT사는 독일 보슬로사 제품을 수입해 납품하고 있다. 검찰은 AVT사가 호남고속철도 등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하는 각종 공사의 납품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권씨 등을 내세워 김 전 이사장을 비롯한 공단 임원들을 상대로 금품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해왔다.

검찰이 5월 말 대전의 철도시설공단 사무실과 김 전 이사장 자택 등 40여 곳을 압수수색하며 대대적인 ‘철피아’ 수사에 나섰다. 전국 검사장회의에서 세월호 참사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 ‘관피아’ 척결을 공언한지 1주일 만이었다. 검찰이 ‘철피아’를 첫 타깃으로 삼은 것은 여객과 화물의 주요 운송수단인 철도의 특성상 작은 부품 결함이 사고를 낳고 자칫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수사결과와 제기된 의혹을 종합하면 AVT사의 납품비리는 민관유착 비리의 전형을 보여준다. 권씨는 철도 전문가가 아닌데도 최근까지 3년간 AVT사의 고문을 맡아 매달 수백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고 한다. 로비 역할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검찰은 권씨가 대학 선배인 김 전 이사장에 대한 AVT사 금품로비의 중간고리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도 2010년 지방선거 출마 전 자신의 지역구인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AVT사 고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감사원 감사관 김모씨가 철도감사에서 AVT사에 유리한 감사결과를 내준 대가로 7,000여만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검찰은 권씨 등이 챙긴 돈의 사용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어 정ㆍ관계 인사의 추가 연루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다. 핵심 수사대상의 자살이라는 예기치 않은 악재가 불거졌지만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를 막기 위해 ‘관피아’ 비리 수사를 멈춰서는 안 된다. 김진태 검찰총장이 다짐했듯이 “국가 시스템 작동을 방해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까지 위협하는” 비리를 뿌리까지 철저히 파헤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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