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내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해 비만을 치료하는 새 시술법이 국내 도입됐다. 홍성수 비에비스나무병원 원장은 “위장 내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하는 시술이 성공적인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6명을 대상으로 위장 내 보톡스를 주사한 결과, 주사 1개월 후 체중이 평균 3.7kg 감량됐고, 위 내용물의 배출시간이 길어졌다. 홍 원장은 이 같은 내용을 2014 대한비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 우수연구상 (Research Excellence Award)을 수상했다.
위장 내 보톡스 주사는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해 위 마비가 생긴 환자에서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음식이 내려가는 것을 조절하는 유문고리(pylonic ring)의 힘을 약화해 배출을 쉽게 하기 위한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2003년경부터 체중감량 목적으로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시행돼다 이번에 국내 처음 도입됐다. 시술은 수면내시경시 내시경을 통해 위장 내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술 시간은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으며, 곧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보톡스는 근육을 위축하는 역할을 하므로, 위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하면 상대적으로 위장 근육이 덜 움직여 음식물이 소화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음식을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위장 안에 음식이 들어있는 동안 환자는 공복감을 덜 느끼게 되므로 음식물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보톡스 효과는 2~3개월 정도 지속된다.
위장 내 보톡스 주사 시술은 현재 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외과적 수술인 위 절제술이나 밴드삽입술 등에 비해 칼을 대지 않는 것은 물론 전신 마취를 하지 않고 시술할 수 있다. 비용도 위 절제술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시술 후 일시적인 복부 불편감이나 설사가 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일주일 이내에 좋아진다.
하지만, 위 절제술이나 밴드삽입술 보다는 일반적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적고, 2~3월 후에는 보톡스 효과가 사라진다는 점은 단점이다.
홍 원장은 “비만환자로서 기존의 식이요법 및 운동을 통해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면 빈맥ㆍ수면장애 등의 부작용 등을 겪는 경우, 고도비만 환자이면서 비만 수술에는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 등에서 이 시술을 시행해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수술을 통해 위의 일부를 잘라내는 위 절제술이나 위를 묶어주는 밴드삽입술 등 기존의 수술법보다 위장에 손상을 주지 않고 안전하게 시술할 수 있으며 부작용이나 치명적인 사고 위험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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