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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김대중, 재보선으로 입문해 대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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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김대중, 재보선으로 입문해 대권 잡았다

입력
2014.07.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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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Cover Story]

재보선 통해 떠오른 인사들

[역대 재보선의 스타들] 박근혜 1998.4.2(대구 달성) 한국일보 자료사진
[역대 재보선의 스타들] 박근혜 1998.4.2(대구 달성) 한국일보 자료사진
[역대 재보선의 스타들] 안철수 2013.4.24(서울 노원병) 한국일보 자료사진
[역대 재보선의 스타들] 안철수 2013.4.24(서울 노원병) 한국일보 자료사진
[역대 재보선의 스타들] 박원순 2012.10.26(서울시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역대 재보선의 스타들] 박원순 2012.10.26(서울시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재보선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주요 정치인들의 등용문이나 복귀 무대로 활용됐다는 데 있다. 역대로 재보선을 발판으로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 실제 대권까지 잡은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국민들의 관심은 높지 않지만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는 정치인들에게 있어서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하나의 승부처라 할 수 있는 셈이다.

재보선으로 정계 입문한 박근혜 김대중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은 1998년 4ㆍ2 재보선을 통해 정계에 발을 디뎠다. 박정희 전 대통령 사후 사실상 공식적인 외부활동을 자제한 채 칩거에 들어갔던 박 대통령은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후보로 같은당 김석원 전 의원의 사직으로 공석이 된 대구 달성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재보선을 통해 공식적으로 정계에 입문한 케이스다. 전남 목포와 강원 인제에서 몇 번의 고배를 맛 본 김 전 대통령은 61년 5ㆍ13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민의원에 당선됐다. 하지만 5ㆍ16 군사 쿠데타로 인해 김 전 대통령은 당선이 되고도 국회에 등원조차 하지 못했다. 정치입문은 아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도 98년 7ㆍ21 재보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의원직을 사퇴한 서울 종로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6년 만에 화려하게 국회에 복귀했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재보선 통해 등장

공교롭게 현재 야권의 잠룡으로 불리는 인사들도 재보선을 통해 본격적으로 정계에 입문한 케이스가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다. 안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진통 끝에 예비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잠시 휴지기를 가진 안 대표는 이듬해 열린 4ㆍ24 재보선에서 진보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서울 노원병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사실상 본격적으로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여 놓기 시작했다.

6ㆍ4 지방선거를 통해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떠오른 박원순 서울시장도 재보선을 통해 입성한 케이스다. 박 시장은 2011년 당시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패배에 대한 책임을 기조 사퇴한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더구나 당시 인지도가 미약했던 박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0%를 상회하던 안철수 대표와 17분간의 대화 끝에 단일화를 이뤄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7ㆍ30 재보선 출전이 유력시 되는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은 재보선과의 인연이 깊다. 손 고문은 93년 4ㆍ23 재보선에서 통일국민당 윤항렬 후보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경기 광명 보궐선거에 민주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손 고문은 2011년 4ㆍ27 재보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되면서 사퇴한 경기 성남 분당을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예상을 뒤엎고 한나라당 대표 출신 강재섭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새누리당 7ㆍ14 전대는 재보선 출신 후보들의 경합장

“유혈이 낭자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7ㆍ14 전당대회의 양강 후보인 서청원 김무성 의원은 공교롭게 19대 국회 재보선을 통해 입성했다. 김무성 의원은 2013년 4ㆍ24 재보선에서 선거사무장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은 이재균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공석이 된 부산 영도에 출마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19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이를 수용하고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캠프 총괄본부장으로 활약하면서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뒤 이듬해 재보선을 통해 공식 복귀한 것이다.

서청원 의원도 6개월 뒤에 치러진 10ㆍ30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고희선 의원의 사망으로 보궐선거가 치러진 경기 화성갑에서 당선되면서 정계에 복귀했다. 재보선을 통해 복귀한 두 거물이 새누리당의 당권을 놓고 한 치 물러섬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역시 전대주자로 나선 김태호 의원도 국무총리 후보자에서 낙마한 후 절치부심하다 2011년 4ㆍ27 재보선에서 당시 민주당 최철국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복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역시 전대에 도전하고 있는 홍문종 의원도 2003년 4ㆍ24 재보선에서 당선된 바 있어 9명의 전대 주자 중 4명이 재보선을 치른 경험이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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