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현대한국연구센터장
일본에서는 한중 정상이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일본의 역사 인식을 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실제로 들어있지 않았다. 한국이 미국을 의식한 결과일 테지만 어쨌든 일본에서는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을 두고 일본 내에서는 한미일 동맹을 깨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있지만 다소 지나친 해석이다. 중국이 최근 한일관계가 악화한 것을 이용해 한국과 관계를 더 돈독히 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공교롭게도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는 시기에 일본이 대북 제재 해제를 발표해 각국이 상호 경계심을 갖는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일 관계는 고노담화 검증 문제 등으로 더욱 악화한 측면이 있지만 양국은 이럴수록 지금까지 지속해온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국장급 협의를 재개해 합의를 찾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 중국 못지 않게 일본과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 같은 생각을 일본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도 납치 피해자 문제는 인도적 문제로 접근하고 북핵ㆍ미사일 문제에서는 한미일 공조를 깨지 않겠다는 원칙을 견지한다는 점을 한국이 믿을 수 있도록 설명하고 행동해야 한다.
정리=한창만 도쿄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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