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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Calquing and Portmanteau (합성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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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Calquing and Portmanteau (합성어 만들기)

입력
2014.07.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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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ening and Speaking 말하기와 청취

영어의 flea market(market with fleas)은 글자 그대로 ‘벼룩 시장’이라는 뜻인데 이는 맨 먼저 프랑스어 marche aux puces을 영어로 그대로 옮긴 것이다. 흥미롭게도 독일어 표현 Flohmarkt이나 네덜란드의 Vlooienmarkt, 핀란드의 kirpputori도 비슷한 방식으로 프랑스어 표현을 받아들인 것이다.

초고층빌딩을 의미하는 영어 sky-scraping building의 동아시아 유입도 비슷하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영어의 본래 뜻 ‘하늘을 찌르는 빌딩’을 한자어에서 ‘마천루’로 번역했고 우리는 또 이것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영어의 ‘Long time no see’는 하와이에 이주해온 중국인들의 표현을 그대로 영어로 옮긴 것이다. 이렇게 원어를 그대로 번역하여 차용한 어구(calque)는 word-for-word 방식으로 옮겼기에 번역 과정에서 그만큼 오류가 적다. 이러한 차용방식을 calque 혹은 loanword로 부른다. 전자는 프랑스어로 copy를 뜻하며, loadword는 독일어의 lehnwort를 영어로 옮긴 것이다.

두 단어 이상을 혼합하여 새롭게 단어를 만들거나 활용할 때도 있다. Viagra는 제약 회사 Pfizer의 컨설팅을 맡은Interbrand Wood회사가 ‘남성에게 다시 힘을 주는 약’이라는 의미로 Vigor(힘)와 Niagara를 합성하여 Viagra를 만들었다. 약품으로서 성공하고 이름 또한 운율이 좋아 성공 사례로 뽑힌다. 본래의 단어가 주는 의미도 중요하고 조합된 단어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소리의 느낌도 좋은 작명으로 평가 받는다. 이러한 혼성어(pormanteau)는 brunch(breakfast+lunch)처럼 유용하게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Oxbridge는 Oxford와 Cambridge출신이 아니면 사용하는 예가 적어 성공한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 미국의 통신사 Verizon의 경우는 Latin어 veritas(=truth)와 horizon을 합성한 것이다. ‘진리와 수평선’이 무슨 의미를 함축하는지 그리고 두 단어의 조합이 통신사 사업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말을 영어로, 또는 영어나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겨야 하는 일이 많아지는 지구촌 시대에는 부득이 합성 조합어를 만들어야 한다. ‘의미와 운율의 조화’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전달 효과가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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