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일 서울시립대 교수팀 분석
문방구 등 전체 소매업체는 83개 폐업
SSM 1개 생기면 슈퍼 7개 없어져
대형 할인마트 1개가 문을 열 때마다 같은 지역 내 소형 슈퍼마켓 22개가 문을 닫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성낙일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팀은 3일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계간 ‘경제분석‘ 최근호에 이런 내용이 담긴 논문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진입과 소매업종별 사업체 수의 변화’를 게재했다.
논문은 2000년부터 2011년까지 대형 할인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개점 이후 인구와 지역소득 등 다른 변수를 통제했을 때 소매업 사업체수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대형 할인마트 1개가 개점하는 여파로 지역 내 슈퍼마켓은 22.03개, 재래시장에 주로 분포되어 있는 식료품 소매점의 경우 20.10개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할인마트 하나로 지역 내 소규모 슈퍼마켓의 5.3%, 식료품 소매점의 4.5%가 할인 마트 하나로 인해 폐점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식료품 외에 문구점, 철물점 등을 다 아우르는 전체 소매업 사업체는 무려 83.3개가 문을 닫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대형 할인마트가 입점하더라도 지역 내 소매업 종사자수는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업 종사자수는 할인마트 입점 1년 차부터 수가 오히려 증가해 5년 후에는 종전보다 9.4% 늘었다. 논문은 “대형 마트의 고용유발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1개의 SSM이 신규 입점하는 경우에는 소규모 슈퍼마켓 6.84개, 식료품 소매업체 8.09개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소매업종별 평균 사업체 수의 1.64%, 1.82%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대형 유통업체에 의한 영세 소매업체의 대규모 퇴출이 진행된 점을 사실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만 연구 결과 할인마트와 달리 SSM에 의한 영세 소매업체의 대체(퇴출)효과는 그다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정부의 유통산업 규제가 SSM에 쏠릴 경우 자칫 규제의 목적 달성 없이 소비자의 편익만 저해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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