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신형 만능(STAP)세포 조작 사건으로 실험 결과를 조작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논문들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세계 3대 부정 논문’이라는 말까지 회자된다. 거론되는 논문은 이번 일본의 STAP 세포를 비롯해 미국 벨연구소 쇤 박사의 트랜지스터 논문 조작, 황우석의 줄기세포 연구다.
미국 과학역사상 최대 논문 조작 사건으로 불리는 벨연구소의 사건은 연구자인 얀 헨드릭 쇤 박사의 이름을 따서 ‘쇤 사건’으로 불린다. 금속 등을 극저온으로 차갑게 하면 전기저항이 제로가 되는 ‘초전도’현상이 일어난다. 벨연구소의 젊은 연구자이던 쇤은 2000년부터 탄소에 얇은 금속막을 씌우면 상온에서도 초전도가 일어난다고 발표했다. 차례차례로 그 온도를 높이는 논문을 발표해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하지만 2년 뒤 그의 연구가 모두 조작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모든 발표 논문이 철회됐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줄기세포를 세계 처음으로 사람의 복제배아에서 만들어냈다는 논문을 발표했으나 2005년 조작으로 밝혀졌다. 쇤 박사와 황 교수 모두 발표 논문이 철회됐고 몸 담고 있는 조직에서 해고됐다.
여기에 더할만한 것이 최근 세계를 놀라게 한 STAP 세포 조작 사건이다. 오보카타 하루코 박사 등 연구진이 쥐 실험을 통해 입증한 STAP 세포는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잠깐 담그는 자극만으로 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만능세포가 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생명과학 상식을 뒤집는 혁신적인 성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 1월 논문이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린 이후 외부 연구자들이 STAP 세포 논문의 화상 데이터가 부자연스럽다며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이화학연구소가 자체 조사에 나선 결과 오보카타 박사의 ‘데이터 잘라 붙이기’ 등 행위가 사실로 확인됐다. 이후 논문은 신뢰를 잃었고 급기야 주저자들의 동의를 얻어 네이처가 2일 오보카타의 관련 논문 두 편을 게재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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