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인간의 아버지 마이어 교수 국제 생체공학포럼 참석차 방한
“생체공학 기술은 양날의 칼입니다. 신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반면, 기술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하거나 또 다른 불평등 논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습니다.”
지난해 심장 신장 망막 귀 피부 등 몸의 3분의 2가 인공장기로 이뤄진 인조인간 ‘바이오닉맨’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은 스위스 과학자 베르톨트 마이어 독일 켐니츠공대 조직경제심리학과 교수가 국제생체공학포럼인 ‘바이오닉테크 2014’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마이어 교수는 “생체공학 발달이 사회에 던지는 경고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오닉맨은 영국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위해 제작됐다. 세계 18개 대학과 기업이 제공한 인공장기들을 영국 기업이 조립했고, 총 100만달러(약 11억원)가 투입돼 ‘100만달러의 사나이’라고도 불린다. 사회심리학자로서 제작에 참여한 마이어 교수는 “생체공학 보조기구를 너무 거창하게 받아들이기 보다는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새로운 도구로 인식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래야 사람들이 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어 교수는 생체공학 기술의 변화를 직접 경험했다. 그는 왼손이 없는 채로 태어나 갓난 아기 때부터 의수를 착용했다. 지금도 그의 왼손은 의수다. 그는 10대 땐 끝이 갈고리처럼 생긴 의수를 썼는데 기능은 물론 디자인도 끔찍했고, 어른이 돼선 피부색과 비슷한 의수를 썼는데 진짜 손처럼 보였지만 동작은 거의 불가능했다고 회고했다. 5년 전 만난 지금의 ‘바이오닉 핸드’는 내부 기계가 들여다 보이지만 오히려 편하고 당당해 졌다. 그의 바이오닉 핸드는 뇌가 보내는 전기신호를 붙잡아 의수 내의 인공근육으로 전달해 정상인과 비슷한 동작을 구현한다. “머지않아 바이오닉 핸드는 뇌의 신호를 무선으로 전달받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마이어 교수는 내다봤다.
그의 바이오닉맨은 아쉽게도 해체됐다. 마이어 교수는 곧 여성 바이오닉맨을 만들 계획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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