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동작을에 전략 공천 "십고초려라도…" 뒷북 읍소
金 "불출마 변함없다" 선 긋기, 임태희 평택 배제 이유 딴소리
새누리당이 7ㆍ30 재보선 공천과정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특히 공천관리위원회가 2일 재보선 불출마 뜻을 분명히 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 후보로 밀어붙였지만 김 전 지사는 여전히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최악의 경우 새누리당은 동작을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평택을에서 배제했다 갑자기 경기 수원정으로 돌리는 등 새누리당 공천전략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뒤늦게 김문수 카드로 분란만 키워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당 공천위의 일치된 의견은 김 전 지사를 동작을 선거구에 후보로 모셔오자는 것”이라며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동작을에 모셔와야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되던 김 전 지사 카드를 처음 공개적으로 꺼내든 것이다. 윤 총장은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김 전 지사와 접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김 전 지사의 핵심측근은 이날 오후 “이미 밝힌 데로 김 전 지사의 불출마 뜻은 변함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공천위는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날 회의에서 김 전 지사의 동작을 전략공천 방침을 최종 확정하고 마지막 설득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3일 대구에서 일정이 있는 김 전 지사를 찾아가 설득을 할 예정이다.
김 전 지사 동작을 공천은 전날 공천위 회의에서 전격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직후 공천위는 김 전 지사 재임 시절 정무부지사를 지낸 원유철 의원을 통해 밤 늦게 출마 의사를 타진했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며 완곡한 거절 의사를 내비쳤고, 윤 사무총장도 김 전 지사와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엇갈렸다.
공천위는 애초 새정치민주연합의 손학규 정동영 상임고문의 대항마로 김 전 지사 카드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의 최측근인 금태섭 대변인 카드가 급부상하자 방향을 틀어 직ㆍ간접적으로 채널A 박종진 앵커와 소설가 김진명씨 등을 대안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안 카드마저 여의치 않자 공천위는 김 전 지사에 대한 본격 구애 작전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임태희 전략공천도 갈지자 행보
당 안팎에서는 임태희 전 실장의 경우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공천위는 경기 평택을에서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임 전 실장을 공천 배제했으나 정작 이날 회의에서 수원정 지역구를 역시나 아무런 연고가 없는 임 전 실장의 전략공천을 염두에 두고 인재영입지역으로 결정했다. 임 전 실장이 당초 “평택을 결코 떠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긍정적인 검토를 해 보겠다”고 선회한 것으로 알려지기 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당내에서부터 쏟아지고 있다.
공천위는 부산 해운대ㆍ기장갑의 경우 배덕광 전 해운대구청장과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 등 2명의 공천신청자를 상대로 국민참여경선을 실시한 뒤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야당에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 후보의 차출설이 계속 거론되면서 당내에서는 전략공천 얘기가 나오는 등 혼선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공천위의 종잡을 수 없는 행보에 당내 비판도 수위를 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결국 거물급 후보들이 친이계라는 점 때문에 무리수를 두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출마 설득 과정 등을 볼 때 과연 진정으로 읍소를 하는 건지 협박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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