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코타운 플로리체ㆍ래미안 등 로얄층 분양권 프리미엄 호가 1억원선까지 치솟아
아직 물량 적어 거래 뜸하지만 하반기 2000여가구 분양 '위례 열풍' 다시 재현될 듯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살고 있는 50대 황모씨는 지난달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플로리체’ 전용면적 95㎡ 아파트의 분양권을 웃돈(프리미엄) 4,000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작년부터 3차례 위례신도시 아파트 청약에 도전했지만 높은 경쟁률 탓에 모두 실패하자 분양권 전매 제한이 풀리자마자 웃돈을 주고라도 매입을 결정한 것이다. 작년 7월 청약 당시 6억3,000만원 가량에 분양이 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아파트의 매입가는 6억7,000만원. 그나마 그가 거주하고 있는 대치동 98㎡ 아파트의 전셋값(7억1,000만원)보다는 저렴한 수준이다. 그는 “신규 분양 물량이 앞으로도 계속 있겠지만 경쟁률이 워낙 높아 더 오르기 전에 분양권을 사는 게 차라리 낫다고 판단했다”며 “실제로 최근에는 프리미엄 호가가 1,000만원 가량 더 올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강남권 최대 신도시로 꼽히는 위례가 올해도 부동산 시장에서 인기 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 분양 물량이 뜸해진 대신 전매 제한이 풀린 아파트들의 분양권 프리미엄이 최대 1억원까지 치솟고 있다. 하반기에는 2,000여 가구의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어 다시 한번 위례 열풍이 재현될 전망이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된 위례신도시의 6,800여 가구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전매제한에서 풀렸다. 위례신도시는 수도권 공공택지로 민영아파트의 경우 1년간 전매제한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분양권에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고 분양 문의가 늘어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일부터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진 엠코타운 플로리체 분양권에는 4,000만~5,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김지연 리얼투데이 팀장은 “이 아파트는 위례의 중심지역인 휴먼링 밖에 위치한 단지로 지난해 미분양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5월 쯤에는 프리미엄이 3,500만~4,000만원까지 오르더니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500만~1,000만원 가량 더 상승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청약 1순위에서 평균 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위례 래미안아파트’는 9일부터 거래 제한이 풀리면서 프리미엄이 평균 5,000만원, 전용 120㎡ 로얄층의 경우 호가가 1억원 선까지 치솟았다. ‘위례 힐스테이트’의 경우 로열층 분양권 프리미엄 호가가 최고 8,000만원까지 상승했다.
다만 분양권 물량이 많지 않아 거래 자체는 뜸한 편이다. 서울 문정동 M공인중개사 대표는 “실제로 나온 물건은 드문데 손님이 많다 보니 호가만 계속 오르고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는 올 상반기 분양 성적도 화려했다. 특히 아파트뿐 아니라 오피스텔과 상가도 나오자마자 팔려나가며 ‘위례 불패’ 신화를 입증했다. 위례신도시에 최초로 선보인 오피스텔인 ‘효성 해링턴타워 THE FIRST’의 경우 지난달 25일 청약마감 결과 최고 5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평형이 순위 내 마감했다. 최근 수익률 하락으로 오피스텔 분양이 부진한 데다 1,116실 규모의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이틀 만에 청약을 마감하며 위례신도시의 인기를 다시금 실감케 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분양한 ‘송파 와이즈 더샵’ 주상복합 상가는 청약 시작 16분 만에 119개 점포가 모두 마감되기도 했다. 상반기 유일한 아파트 물량인 ‘엠코타운 센트로엘’은 지난 2월 1ㆍ2순위에서 총 604가구 모집에 7,434명이 신청해 12.31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위례신도시의 이 같은 인기 비결은 ‘강남대체신도시’라는 입지 때문이라는 평가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ㆍ하남시에 걸쳐 조성돼 서울 강남과 가장 가까운 신도시로 각광을 받았다. 문정법조타운이나 위례-신사선 개발 등 각종 개발 호재가 있음에도 분양가가 인근 송파구나 판교신도시의 70~80% 수준으로 유지된 것도 성공 원인으로 꼽힌다.
송파구 장지동 B공인중개사 대표는 “문의를 하는 이들의 절반 정도는 고가 전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이사를 하려는 강남권 거주자들”이라며 “다른 강남대체신도시인 판교신도시의 주택공급이 끝난 상황이라 위례가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례신도시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상반기에 뜸했던 아파트 분양이 잇따라 예정돼 있어 다시 한번 분위기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분양하는 ‘신안인스빌 아스트로’를 시작으로 올 하반기 4개 단지의 2,000여 가구의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다.
다만 지난해 말 미분양을 기록한 ‘위례 사랑으로 부영’의 사례처럼 브랜드나 행정구역, 분양가 등에 따라 희비가 갈릴 가능성도 있다. 위례는 행정구역이 거여동·장지동(송파권역), 창곡동·복정동(성남권역), 학암동·감이동(하남권역)으로 구분되는데 송파권역과 창곡동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이미 검증이 된 지역인 만큼 하반기 물량에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이라며 “다만 인기를 등에 업고 분양가격이 소폭이나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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