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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초면 충분한 메시, 4경기 연속 MOM 선정

입력
2014.07.0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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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를 어떻게 막는지 보여주겠다.”

오트마르 히츠펠트 스위스 대표팀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을 앞두고 호언장담했다.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27ㆍ바르셀로나)를 꽁꽁 묶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뮌헨 같은 명문 팀을 이끌었던 그는 세계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힌다. 2008년 7월부터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스위스를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6위까지 끌어올린 전술가다.

2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 히츠펠트 감독의 말대로 메시는 별 다른 활약이 없었다. 메시는 공만 잡으면 3~4명이 둘러 싸는 상대의 강한 압박 수비 탓에 제대로 된 슈팅조차 날리지 못했다. 돌파는 고사하고 전진 패스가 아닌 백패스만 해야 했으며, 브라질과 함께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도 전, 후반 90분 내내 답답한 경기력만 보여줬다. 오히려 메시의 닮은 꼴로 평가 받는‘알프스의 메시’제르단 샤치리(23ㆍ바이에른 뮌헨)가 몇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메시는 메시였다. 4경기 연속 골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연장 후반 13분 승부를 결정짓는 완벽한 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메시는 하프라인 근처에서부터 단독 드리블을 시작한 뒤 페널티 아크 부근까지 치고 들어갔다. 이후 슈팅을 시도하는 척 하다가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앙헬 디마리아(레알 마드리드)에게 볼을 건넸다. 달려 들어오던 디마리아의 기술적인 왼발 땅볼 슈팅.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메시는 경기 후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조별리그 3경기를 포함한 매 경기 최우수 선수다. 메시는 “솔직히 내가 받을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결승골 당시 홀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운 좋게도 맞는 선택을 했다. 순간 디마리아를 발견했고 그가 마무리를 했다”고 기뻐했다. 이어 “좀처럼 상대 수비의 구멍을 찾지 못했다. 역시 월드컵 무대는 어렵다”면서 “승부차기까지 가고 싶지 않았는데 운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히츠펠트 감독은 “메시를 잘 막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 3,4명이 쉴새 없이 메시에게 따라붙었다”며 “하지만 메시는 틈을 보이자 단 1초 만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또 아르헨티나는 메시 만의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고 인정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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