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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비용 절감·中 투자여건 개선 기대… 거래량에 성패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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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비용 절감·中 투자여건 개선 기대… 거래량에 성패 달려

입력
2014.07.0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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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 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일 방한에 맞춰 한중 양국 정상이 서명하게 될 10여개의 협력문건에는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주도 아래 곧바로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장을 위한 구체적인 설계도 작성에 착수했다. 1996년 10월 문을 연 원ㆍ엔 직거래 시장이 거래량 부족으로 인해 불과 4개월 여 만에 폐쇄된 후, 17년 만에 달러가 아닌 외환의 직거래 시장이 다시 등장하게 된 것이다.

2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 정부와 중국측 실무단은 시 주석의 방한에 앞서 최근 베이징에서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과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국제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려는 중국 정부와 동북아 지역의 ‘위안화 허브’를 지향하는 우리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딜러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길 기다린다면 (직거래 시장이) 현실화되기 어려워 정부 차원에서 이런 식으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당국이 직거래 시장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원ㆍ엔 직거래 시장의 사례처럼 외면 받지 않도록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국제통화가 아닌 원화를 위안화로 바꾸기 위해선 서울외환시장에서 구입한 달러를 재차 홍콩 등 국제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로 교환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환전비용이 두 차례 발생하는 것은 물론 계좌 유지비와 각종 인건비가 들기 때문에 개인이나 기업 모두에게 비효율적인 시장구조였다.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말 그대로 직접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비용이나 과정 면에서 훨씬 효율적이 된다.

특히 직거래 시장이 열리면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에 중국 금융시장에서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위안화 적격기관투자가(RQFⅡ)’ 지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외국인의 중국 내 투자가 까다로운 현실을 감안할 때 국내 기업이나 금융사들의 중국 투자여건이 보다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들어서면 중국과의 통상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555억8,000만 달러로 대미국 흑자(347억1,000만 달러)를 크게 웃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중국과만 거래하는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수입업자가 위안화 결제를 요구하면 그 동안 이를 간단히 들어줄 수 없어 불편했지만 직거래시장이 열리면 쉽게 응대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위안화 직거래 시장은 홍콩, 대만, 싱가포르, 런던(준비중)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국내에 개설되면 세계에서 다섯 번째 사례가 된다. 거래되는 원과 위안화의 결제를 담당하는 청산은행으로는 중국 교통은행이 낙점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ㆍ위안화 직거래시장의 성공 여부는 거래량에 달려 있다. 거래량이 많아야 수수료 절감의 효과도 커 시장의 호응이 크지만 반대로 유동성이 좋지 않을 경우 원ㆍ엔 직거래시장의 사례처럼 단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3일 오후 원ㆍ위안화 직거래시장 등과 관련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공동으로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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