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골잡이 루카쿠, 드디어 골 맛
벨기에 골잡이 로멜루 루카쿠(21ㆍ에버턴)의 한 방이 마침내 터졌다.
벨기에는 2일(한국시간) 사우바도르의 폰치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미국과의 16강전에서 전, 후반 9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디보크 오리기(릴)를 공격의 꼭지점에 세운 벨기에는 빠른 공격을 표방했지만 무수한 슛이 상대 수문장 팀 하워드(에버턴)의 손끝에 걸렸다. 미국도 지지 않고 역습으로 맞받아쳤지만 벨기에의 수비진은 더 단단했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은 답답한 공격이 계속되자 연장전 시작과 함께 루카쿠 카드를 던졌다. 키 191㎝, 몸무게 94kg의 듬직한 체구를 자랑하는 벨기에 간판 스트라이커. 올 시즌 에버턴에서 15골을 넣은 그는 제공권 장악력과 돌파력이 아주 뛰어나다. 이날은 오리기에게 밀려 선발 출전하지 못했지만 팀 내에서 효용가치가 무척 크다.
루카쿠는 투입 3분 만에 벤치에서 아껴뒀던 체력을 폭발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미국 진영의 오른쪽을 휘젓더니 이내 케빈 더브라위너(볼프스부르크)에게 패스를 내줬고, 더브라위너가 이를 마무리하면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루카쿠는 연장 전반 15분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왼발로 직접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루카쿠는 조별리그 H조 알제리, 러시아전에 선발로 나왔을 때는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대회 개막 전 최고의 다크호스로 꼽혔던 벨기에가 실전에서 보여주는 답답한 공격력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요한 단판 승부에서 골을 터뜨리고 승리를 가져와 벨기에의 교체 선수 활약 대열에 합류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했다.
‘맨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된 미국 골키퍼 팀 하워드(35ㆍ에버턴)는 경기 후 “에버턴 동료 루카쿠가 투입되자마자 미국을 향해 달려들었고 골을 넣었다”며 “큰 덩치의 루카쿠가 투입되면서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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