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장마가 시작된다. 관절염 환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비만 오면 쑤시는 뼈마디 때문이다.
강수량이 많은 장마철에는 붓고 쑤시는 통증이 훨씬 더 커진다. 장마철의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이 관절 내 압력을 올리면서 관절 내 활액막(관절의 뼈 끝을 싸서 연결하는 막)에 분포된 신경에 강한 자극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 의료계의 임상자료에서도 날씨가 궂은 날이면 92%의 관절염환자가 통증이 심해지며, 48%는 통증으로 기후를 예측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또 장마철에는 일조량 감소로 인해 세로토닌(활동호르몬) 분비량도 줄어들어 통증을 배가시킨다. 세로토닌이 부족해지면 통증조절력이 약화되고 정서적인 우울감과 신경과민을 유발하는데, 이 과정에서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커진다.
잦은 비로 인해 활동량이 적은 만큼 관절의 유연성과 인대와 근육의 근력이 약해지는 것도 문제다. 안영주 부천하이병원 관절센터 부장은 “활동량이 줄어들면 관절의 사용횟수가 적어지는 만큼 관절 및 주변 근육도 약해지게 되는데 이때 관절을 지지하는 힘이 떨어져 통증이 더 악화되고 심해진다”며 “적은 움직임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서 뼈에서 칼슘이 빠져 나와 관절 유연성도 급격히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관절염 환자들은 관절에 통증이 생기면 운동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잘못된 편견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력이 약해져 관절염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안 부장은 “스포츠선수들이 관절이 좋지 않아도 통증을 이겨내고 제 기능을 발휘하는 데는 근육과 인대의 강력한 힘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장마철 활동량 감소는 대부분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그만큼 관절이 받는 압력도 증가한다. 보통 체중이 1kg 늘어날 경우 무릎관절이 받는 하중은 3~5배까지 상승한다.
장마철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어떻게 하면 최소화시킬 수 있을까.
우선 제습기 등을 준비해 실내 적정습도를 유지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활동량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과 체조 등을 미리 배워두고 연습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장마철에 기분이 가라앉으면 운동할 의욕 또한 생기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병원 치료를 앞두고 있다면 하루빨리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관절내시경은 쉽고 빠른 시술을 가능케 한다. 관절내시경은 관절부위에 1cm 미만 정도로 조그맣게 절개를 한 후 특수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을 삽입해 관절염으로 인해 파열된 연골을 봉합하거나 손상부위를 제거하는 방법인데, 현재 임상에서 관절염뿐만 아니라 인대파열, 연골손상 등의 치료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
안영주 부장은 “관절염은 특성상 날씨가 좋고 운동량이 증가하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환자들이 진단과 치료를 미루는 일이 많다. 이로 인해 환자 중 상당수가 조기치료기회를 놓치곤 한다”며 “과거 무릎이나 어깨 등 관절에 상해를 입었던 적이 있다면 나이가 젊더라도 조기발생 확률이 높기 때문에 관절부위에 강직과 탄발음(뼈에서 소리가 나는 것), 부종, 열감 등이 수시로 나타나면 관절질환을 의심해 봐야한다”고 당부했다.
김성환기자 spam001@hksp.krㆍ도움말=안영주 부천하이병원 관절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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