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의 한 마디, 최첨단 베어스파크 탄생
5년 전 구단주의 한 마디가 화수분 야구 2기를 만들었다.
지난 2009년 3월 박정원 ㈜두산 회장은 프로야구 두산 구단주로 취임하면서 2군 훈련장 ‘두산 베어스 필드’부터 찾았다. 야구장, 선수단 숙소, 주변 환경 등을 꼼꼼히 살펴봤고 “미래를 위해 2군 시설에 더 투자해야 한다”는 말을 프런트에 건넸다. 그는 “시설을 리모델링 하는 차원이 아니다. 완전히 새롭게 바꿔 선수들이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구단주는 매년 전지훈련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한다. 개막식에 맞춰 선수단, 프런트에 기념 떡을 돌리는 ‘알아주는 야구광’이다. 그는 2011년 김승영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자 “2군 시설, 관리,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꾸자”며 ‘이천 베어스 파크’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1일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경사리. 두산의 미래가 담긴 이천 베어스파크가 마침내 개관했다. 지난해 7월9일 첫 삽을 떴으며, 총 55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대지면적은 2만4,159평, 용적률은 13.23%다. 규모는 지하1층에서 지상 4층이고, 최고높이는 24m다.
준공식에는 박 구단주를 포함해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회장 등 그룹관계자가 참석했다. 김승영 사장과 김태룡 단장, 박철순 김유동 김상호 안경현 등 구단 레전드와 2군 선수들도 함께했다. 김승영 사장은 이 자리에서 “젊은 선수들은 이곳에서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꿈을 키우시길 바란다. 구단도 여러분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박 구단주의 뜻대로 기존 시설을 완전히 없애고 야구 스타디움과 보조경기장, 실내연습장, 클럽하우스를 새로 지었다. 종전 베어스 필드 보다 면적이 두 배 늘어난 곳에 야구 유망주들을 위한 최첨단 장비가 도입됐다. 아쿠아치료실이 대표적이다. 물 속에서 러닝머신과 사이클을 탈수 있는 이 치료실은 일본 프로야구 한신과 한국 삼성의료원 등 단 세 군데 밖에 없다. 더욱이 두산의 아쿠아치료실은 삼성의료원보다 규모가 커 시설비만 7억원이 들었다.
선수들의 부상 방지, 효율적인 재활을 돕기 위한 생체분석실도 있다. 두산 관계자는 “신체 밸런스 유지에 도움이 되는 장비들이 많다. 팔꿈치가 아프면 왜 아픈지, 전성기에 비해 근력이 어느 정도 떨어졌는지 측정할 수 있다”며 “베어스파크를 둘러본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관계자들이 연방 ‘놀랍다’는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두산은 메이저리그 구단 부럽지 않은 시설에다 공원의 옷을 입혔다. 입구부터 벚꽃 나무를 심었으며, 언제든 이천 시민이 소풍을 즐길 수 있도록 야구공원의 환경을 갖췄다. 김 사장은 “좋은 시설은 누구나 건설할 수 있지만 이 시설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 부분도 앞으로 고민해 나가겠다”며 “지역 시민들이 편하게 베어스 파크를 찾아 즐기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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