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석판화 버전 '절규'가 온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석판화 버전 '절규'가 온다

입력
2014.07.01 15:11
0 0

'뭉크-영혼의 시' 展 내일 개막, 회화·사진·판화 등 99점 선봬

‘절규’. 석판화, 35.2 x 25.1㎝. 1895. ⓒ뭉크미술관/뭉크-엘링센 그룹/BONO, 오슬로 2014
‘절규’. 석판화, 35.2 x 25.1㎝. 1895. ⓒ뭉크미술관/뭉크-엘링센 그룹/BONO, 오슬로 2014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의 ‘절규’만큼 유명한 그림도 드물 것이다.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인물을 그린 이 작품의 강렬한 이미지는 광고 등 대중 매체에도 자주 등장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에 속하고 두 번이나 도둑 맞은 작품이기도 하다.

뭉크는 여러 버전의 ‘절규’를 남겼다. 템페라, 유화, 크레용, 파스텔로 그렸고 판화로 찍었다. 크레용으로 그린 ‘절규’는 2012년 미국 소더비 경매에서 당시 경매 사상 최고가인 1,990만 달러에 팔렸다. 2004년 대낮에 무장강도가 훔쳐간 오슬로 뭉크미술관의 ‘절규’는 2년 만에 돌아왔고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의 ‘절규’는 1994년 도난 당한 이력이 있다.

3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에드바르트 뭉크_영혼의 시’는 이 사연 많은 명작을 포함해 뭉크의 작품 세계를 두루 소개하는 전시다. 오슬로의 뭉크미술관에서 회화, 판화, 드로잉, 사진 등 99점을 가져왔다. ‘절규’는 두 차례 도난된 이후 해외 반출이 어렵게 된 회화 버전 대신 1895년 제작된 흑백의 석판화로 선보인다. 뭉크미술관이 이 석판화를 해외에서 공개하기는 2006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전시 이후 8년 만이다.

뭉크의 그림은 어둡고 강렬하다. 생애 후반기에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벌면서 화면이 밝아지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죽음, 불안, 고독, 우울의 그림자가 뚜렷하다. 이러한 특징은 어두운 개인사와 관련이 깊다. 그는 어릴 때부터 병약했다. 다섯 살 때는 어머니가 죽었다. 신경질적이고 강박적인 아버지 밑에서 어린 뭉크는 자주 악몽을 꿨다. 누나와 남동생이 일찍 죽었고 여동생과 뭉크 자신은 정신병을 앓았다. 그는 “공포, 슬픔, 그리고 죽음의 천사는 내가 태어나던 날부터 나의 옆에 서 있었다”는 회고를 남겼다.

그는 여성을 두려워했다. 20대 시절 순정을 바친 여인은 바람둥이였고 30대에 만난 여인은 끈질기게 결혼을 요구하다가 권총을 쏘아 그의 손가락을 부러뜨렸다. 그의 그림에서 여성은 병든 마돈나, 음탕한 매춘부, 남자를 파멸시키는 팜 파탈로 나타난다.

이번 전시는 ‘절규’를 비롯해 ‘생의 춤’ ‘마돈나’ ‘키스’ ‘뱀파이어’ 등 뭉크의 대표작들을 망라하고 있다. 뭉크는 자화상도 많이 그렸다. 40세 때 작품인 ‘지옥에서의 자화상’에 보이는 불안과 공포는 은둔 생활을 하던 60세 때 자화상인 ‘밤의 방랑자’에 오면 어둠과 고독으로 더욱 깊어진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