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카테가트해협에 있는 조그만 섬 ‘삼소’(Samso)는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만들어 쓰는 에너지 독립 섬이다. 에너지원 중에도 풍력·태양열·바이오매스 등 친환경에너지만 활용해 섬 전체 에너지 수요의 99.6%를 충당한다. 1997년 덴마크 정부가 삼소섬을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녹색섬으로 만들겠다고 했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인구 4,000명의 삼소섬은 탄소 배출량이 제로에 가까운 그린 아일랜드(Green Island)로 변신했다. 생산한 전기가 남아돌자 덴마크 본토까지 수출할 정도다. 청정에너지로 자립하는 섬을 견학하려는 관광객도 한해 50만명이 넘는다.
경북도가 울릉도 녹색섬 만들기에 발벗고 나섰다. 도는 지난 2011년부터 울릉도를 삼소섬처럼 친환경에너지 자립섬으로 만들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매스, 수력, 지열, 수소에너지 등 총 11가지의 에너지원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면적(72.89㎢)이 삼소섬(114㎢)보다 작지만 인구는 1만여 명으로, 삼소섬의 두 배를 넘는 울릉도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그린 아일랜드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울릉군도 지난 2011년 대한민국 녹색 대표 섬으로 조성키 위해 아시아 최초로 국제민간기구인 국제녹색 섬 협회(ISLENET)에 가입했다. 앞서 2010년 1월에는 관계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덴마크 삼소섬을 방문, 존 미센 삼소 시장과 신재생에너지 협력 증진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울릉도 녹색섬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현재 내연 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섬의 에너지원이 그린에너지로 전환돼 탄소 제로섬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울릉도는 녹색관광, 녹색생활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바뀔 전망이다.
현재 울릉도에는 세계지질공원, 해양연구기지가 건설됐고 생태연구센터, ‘폐기물 제로 울릉사업’이 추진된다.
김동성 경북도 에너지산업과장은 “울릉도 녹색섬 사업은 에너지와 관광, 생활, 환경 분야가 복합된 국내 최초의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독도 영유권과 관련한 영토주권 수호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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