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스트, 투과형 레이더 개발, 저비용으로 소형화ㆍ경량화 가능
초광대역 펄스파 대신 연속주파수 변조 방식 적용… 정확도 우수
재난현장 인명구조 등에도 적용 가능 "완성도 높여 민간기업에 기술이전"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 속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신개념 투과형 레이더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에 의해 개발됐다.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에서 개발해 대테러작전 등에 사용하고 있는 투과형 레이더보다 크기나 무게 등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어 군사용은 물론 인명구조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스트 로봇시스템연구부 오대건(32ㆍ전자통신컴퓨터공학박사) 선임연구원팀은 주파수연속변조방식을 이용, 20㎝가 넘는 콘크리트 뒤의 목표물을 몇㎝ 이내의 오차범위 내로 탐지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벽 투과형 레이더’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레이더는 원천기술에서 핵심모듈 설계, 레이더기술 구현 및 성능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두 국내 기술이다.
초고해상도 투과형 레이더 개발에 적용한 원천기술은 크게‘다차원 회전 불변 구조 기반의 초고해상도 알고리즘’과 ‘저복잡도 구조의 초고해상도 알고리즘’ 2가지. 이와 관련한 논문 2편은 전기전자 및 통신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IEEE 커뮤니케이션 레터 5월호에 실렸다.
오 연구원팀이 개발한 투과형 레이더는 뛰어난 성능과 함께 무엇보다 소형화ㆍ경량화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험을 위해 제작한 제품은 레이더파 발생기와 안테나 등을 다 합쳐도 그 크기가 가로 세로 1m 이내이다. 상용화한다면 그 크기를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애물 종류나 크기, 두께와 목표물의 종류에 따라 출력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반면 기존 제품은 초광대역(UWB, Ultra Wide Band) 펄스파를 발사하고 복잡한 행렬단위의 분해능 연산을 사용해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이 방대하다. 당연히 장비 크기도 대형 트레일러에 실어야 할 정도로 크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대테러작전 등 제한된 영역에서만 사용하고 일반적인 인명구조나 산업현장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오 연구원 팀은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계산량과 복잡도가 높은 ‘행렬 분해연산’ 대신 하드웨어적으로 구현하기 쉽고 계산량이 적어도 정확도나 분해능(해상도)은 기존 제품보다 높은 ‘역행렬 연산’에 기반은 둔 방법을 적용했다.
오대건 선임연구원은 “투과형 레이더 개발은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많은 분야로, 새로운 방법의 초고해상도 투과형 레이더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관련 분야에서 글로벌 기술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며 “벽이 이중 삼중으로 겹쳐 있다든지, 찾아내야 할 목표가 여러 개인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충분한 실험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뒤 민간에 기술을 이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디지스트 기관고유사업과 미래브레인 연구원 스타트업 사업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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