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김무성 원색비방전 가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방불
홍문종·김태호도 나서 확전 양상 "도 넘었다… 재보선 때 역풍" 우려도
새누리당 차기 당권주자를 뽑는 7ㆍ14 전당대회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 간 상호 비방이 도를 넘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비박계 주자는 물론 같은 친박계 주자에게까지 화살을 날렸다. 계파를 무시한 ‘총질’이 난무하자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방불케 하는 정글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대가 이상 과열되면서 당 일각에서는 “전대를 또 한 번 치러야 하는 상황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친박계인 홍 의원은 30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비박계인 김무성 의원은 물론 친박계인 서청원 의원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김 의원에 대해서는 “지금은 선거이기 때문에 이 정도로 (청와대를 비판) 하지만 선거 끝나면 눈치 볼 것 없이 청와대를 공격할 것”이라고 비판했고 서 의원을 향해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도 안 되는 분”이라며 사방으로 사격을 가한 것이다. 이에 서 의원이 불같이 화를 냈다는 후문이고 파장이 확대되자 홍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비박계도 예외는 아니다. 친이계로 알려진 김태호 의원은 이날 서청원 김무성 의원의 약점까지 들춰내며 싸잡아 공세를 폈다. 김 의원은 “사실 두 분이 ‘나는 전과 2범인데 당신은 3범이지 않느냐’고 한다”면서 “정말 당과 대통령을 위하고 성공한 국민시대를 원한다면 두 분이 사퇴하는 게 낫지 않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양강인 서청원 김무성 의원간 진흙탕 싸움은 점입가경이다. 서 의원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 의원을 겨냥 “야당에 부화뇌동해 동지를 저격하고 박근혜정부를 레임덕에 빠뜨리며 스스로 정권의 후계자가 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도 27일 한 포럼에서 “친박 실세라는 사람들이 ‘김무성이 당 대표가 되면 3개월 내에 끌어내리겠다’고 한다”며 친박 진영을 정조준했다. 애초 두 의원 캠프간 여론조사 조작 논란으로 촉발된 감정싸움이 결국 당사자간 상호 비방으로 이어지면서 어디까지 확전될지 가늠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7ㆍ30 재보선에 직격탄” 걱정 태산
당내에서는 당권경쟁이 도를 넘자 전대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대 직후 치러지는 7ㆍ30 재보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잇따른 인사 파동 여파로 박 대통령은 물론 새누리당 지지율까지 급전직하하는 등 구도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산토끼’는 물론 ‘집토끼’마저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1인 2표라는 전대 특성상 후보간 물밑 합종연횡이 활발해 질만도 한 시기인데 주요 후보간 상호 비방이 도를 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수한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선관위 회의 직후 최근 발생한 당내 파열음을 우려하면서 “추후 당내 화합을 해치는 일체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고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고 이상 과열을 제지하고 나섰다. 초ㆍ재선 의원들도 최근 ‘쇄신전대모임’을 결성하고 소모적 네거티브전과 줄 세우기 관행 금지 등을 합의했지만 크게 반향을 이끌어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다른 관계자는 “‘친박도 비박도 없다’는 말을 당내 계파 갈등이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한낱 구호로 해석했지만 이번 전대에서는 말 뜻 그대로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촌평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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