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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어장, 구멍 난 어업지도선이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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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어장, 구멍 난 어업지도선이 지킨다

입력
2014.06.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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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진군 단속·구조용 지도선 6척

평균선령 20년…낡고 고장 잦아

중국 불법조업 심해 교체 급한데

중앙정부에선 "예산 없다" 뒷짐

서해 최북단 인천 백령도에 배치된 어업지도선 214호(132톤급)는 28일 바다 한 가운데서 기관 고장으로 멈춰 서 이틀간 검사와 수리를 받아야 했다. 1977년 11월 건조된 철선인 214호는 선령이 37년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69척의 어업지도선 중 가장 낡은 선박이다. 선체 곳곳이 부식돼 언제 구멍이 생길지 모르고 이미 구멍 난 곳은 철판이 아닌 강화플라스틱(FRP), 페인트로 때워놓은 상태다. 김강화 선장은 “작년에만 기관고장을 3번 일으켰고 굵은 비가 올 때면 대여섯 군데에서 비가 새지만 예산이 없어 제대로 된 수리를 못하고 있다”며 “속도가 느려 어선을 따라가지 못해 지도·단속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백령·대청·연평도 등 서해5도에 배치된 어업지도선의 노후화가 심각해 어민들의 조업과 지자체의 어업 관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8일 옹진군에 따르면 어선의 안전조업 지도, 불법 조업 단속, 긴급 조난 구조 지원 등을 맡는 옹진군 어업지도선 6척의 평균 선령은 19.8년에 이른다. 2006년 4월 건조된 연평어장의 232호(113톤급)를 제외한 모든 지도선이 20년 가까이 됐다.

서해5도 어장은 북한과 맞닿아 있다 보니 지도선이 배치돼 있지 않으면 조업이 불가능하다. 군에서는 지도선 인솔을 받지 못하는 어선의 출입항 자체도 통제한다. 다른 지자체의 경우 지도선이 지도·단속 업무만 맡는다. 옹진군은 지도선 운영에만 한해 40억원을 쓴다.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지도선이 잦은 고장을 일으키다 보니 어민들은 어획 감소로 소득이 줄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들어 백령어장에 설치된 통발어구 41틀이 분실됐다. 피해금액은 약 6,000만원으로 추산됐다.

옹진군은 노후상태가 심각한 214호를 올해 말 퇴역시키고 2016년 선령이 20년이 넘는 다른 지도선 4척도 감척할 예정이지만 대체 지도선 마련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옹진군은 자체 예산으로 지도선 대체가 어렵다며 정부에 예산 지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지방에 지원되는 교부세로 교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인천시가 지도선 교체를 위해 해양수산부에 신청한 내년도 국비신청액 120억원도 전액 삭감됐다. 옹진군은 퇴역하는 214호를 대체하기 위해 100톤급 지도선 2척이 필요하다는 방침이다. 100톤급 지도선 건조에는 약 76억원이 들며 기간은 18~24개월이 소요된다.

옹진군 관계자는 “지도선 공백을 대비해 해양경찰 경비정 등을 배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역할이 달라 24시간 어선과 함께하던 지도선의 빈자리를 얼마나 채워줄지 모르겠다”며 “대체 건조비를 지원하지 않는 정부 방침이 계속되면 몇 년 안에 서해 5도 어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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