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림박물관 '백자 항아리'展 2부
철화백자·청화백자 101점 전시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이 조선시대 백자 항아리 특별전 2부로 청화백자와 철화백자 101점을 선보인다. ‘백자호 Ⅱ-순백에 선을 더하다’가 서울 신사동 분관에서 2일 개막한다. 아무 것도 그려 넣지 않은 순백자만 모았던 1부 전시는 둥근 달항아리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았던 입호(立壺)를 집중적으로 소개해 호평을 받았다. 떡 벌어진 어깨 아래로 좁은 몸통이 당당하게 버티고 선 입호는 강건하고 웅장한 자태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청화백자는 푸른 코발트 안료로, 철화백자는 붉은 빛을 내는 철 성분의 철사(鐵沙)안료로 문양을 그린다. 고운 분말을 개어서 쓰는 코발트 안료에 비해 철사안료는 입자가 거칠다. 안료의 특성 상 철화백자는 강렬한 붓질과 자유분방한 표현이 특징이다.
청화백자는 15세기 중엽부터 제작됐다. 당시 ‘회회청(回回靑)’이라 불린 코발트 안료는 중국을 통해 수입하는 귀한 안료여서 특별한 경우에만 썼다. 조선 초기 청화백자는 궁중 화원들이 그림을 그려 최고의 솜씨와 격조를 보여준다. 17세기에 성행한 철화백자는 청화백자에 비해 거칠지만 생동감이 넘친다. 같은 용 그림이라도 왕실 청화백자의 용은 왕실의 위엄에 걸맞게 당당하고 엄정한 반면, 민간에서 제작한 철화백자의 용은 보자마자 웃음을 터뜨릴 만큼 해학적이다.
이번 전시는 10월 18일까지 한다. 용과 봉황을 그린 왕실용 대형 청화백자 항아리, 궁중화원이 사군자를 그려 넣어 고아한 품격을 자랑하는 청화백자, 개성 만점의 생기 넘치는 문양에 눈이 즐거워지는 철화백자 등을 볼 수 있다. 호림박물관 소장품 중 가장 비싼 뚜껑 달린 백자청화매죽문호(국보 222호)도 나왔다. 도시형 한옥 한 채에 100만~200만원 하던 1970년대 초 4,000만원을 주고 구입한 명품이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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