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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실수도 없애자는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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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의 실수도 없애자는 각오"

입력
2014.06.2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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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원전, '안전강화' 안간힘... 직원 긴장 최고조... 고강도 위기대응 훈련

하루 24시간 3교대로 근무 중인 고리원전본부(본부장 우중본) 직원들은 요즘 업무에 앞서 기기 조작 원칙, 인적 실수 예방 등의 내용이 담긴 ‘원자로조종사 준수사항 10조’를 복창하고, “기본충실! STAR 준수!”라는 구호를 크게 외친다. 과거에는 보지 못한 풍경이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가장 부담을 느끼는 곳이 원전이다. 원전은 그간 안전한 에너지로 알려져 왔지만 2011년‘후쿠시마 사태’ 이후 신뢰도가 떨어진 게 사실. 부산ㆍ울산ㆍ경남지역민의 머리맡에 위치한 고리원자력본부(이하 고리원전)가 최근 안전 강화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직원들은 전에 없던 긴장감에 눈빛이 날카롭다.

고리원전본부 직원들의 방사능 오염환자 응급처치 훈련 모습.
고리원전본부 직원들의 방사능 오염환자 응급처치 훈련 모습.

▦기본충실! STAR 준수!

29일 고리원전에 따르면 최근 핵심 시설인 주제어실의 근무자를 중심으로 직원들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통제가 엄격하게 관리되는 주제어실은 각종 경보 장치는 물론 기기 하나 하나 2중, 3중의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다. 설령 부품 하나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자동 연계된 다른 부품이 작동,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요즘엔 사소한 사고 하나도 일어나선 안 된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높은 상황. 이들은 업무에 앞서 ‘원자로조종사 준수사항 10조’를 복창하고, “기본충실! STAR 준수!”라는 구호를 크게 외친다. ‘STAR’란 일종의 자기 암시로, 업무 전 집중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기기 앞에서 일단 멈추고(Stop), 기기 조작 후 예상되는 변수를 생각(Think)하며, 집중을 유지한 상태로 기기를 조작(Act)한 뒤, 실제 응답이 예상한 것과 일치하는지를 확인(Review)하라는 의미로 조합된 용어다.

고리3호기 발전3팀 김경주 안전차장은 “베테랑 직원들인 만큼 ‘세 번 검토, 두 번 확인, 한 번 조작’이라는 행동 수칙이 몸에 벤 상태지만, 이를 큰 글씨로 써 건물마다 플래카드로 내걸었다”며 “이는 단 한번의 실수도 없애자는 모두의 각오”라고 강조했다.

안전 강화에 새 바람을 넣고 있는 사람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우중본 본부장이다. 취임 일성으로 ‘지역과 더불어 행복한 새로운 고리본부’를 밝힌 우 본부장은 지난 2월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안전ㆍ신뢰 ▦감사ㆍ소통 ▦기본충실 등 3대 전략분야와 11개 추진과제가 포함된 ‘New Start 고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 중에서 특히 안전ㆍ신뢰분야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발전소 출입구와 주제어실 입구에 ‘STAR 기법’이 적힌 포스터를 매일 수십 번씩 보고 업무시작 전 구호를 외치는 건 그때부터 시작됐다.

우 본부장은 또 직원들의 멘탈을 안정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아침 사내방송으로 인적 오류 예방 기법을 방송하고, 매달 첫 근무일에는 동영상 시청과 토론을 마련 중이다. 매주 화ㆍ수ㆍ금요일에는 각각 두 차례씩 ‘5분 명상 시간’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우 본부장은 발전소를 돌며 직원 대상 특강도 마련하고 있다. 각종 사고 및 비리 사건으로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를 고취하기 위해서다. 우 본부장은 “기본과 원칙을 지키는 것만이 국민의 믿음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 대응 훈련 어떻게

시설의 성격답게 고리원전에선 여러 비상 훈련이 이뤄진다. 장소는 2010년 고리원전 내 세워진 안전체험교육장. 사고 유형에 따라 20여종의 안전교육 실습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실제 상황과 거의 유사한 체험 공간이다. 이 곳에선 직원들은 물론 발전소와 건설소, 상주협력사, 건설협력사 종사자들이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도록 계획이 수립돼 있다.

특히 방사성물질이 누출되는 상황을 가정해 비상요원들의 대응능력을 점검하는 방사능방재훈련은 발전소가 주관해 부분 훈련(분기 1회), 전체 훈련(년 1회)실시 중이다. 주민보호조치 훈련 등 지자체가 주관하는 합동훈련(4년 1회)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주관해 국가 조직을 총동원하는 연합훈련(5년 1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소방훈련도 중요하게 취급된다. 최근엔 지난 9일부터 5일간 발전소별 화재 대피 훈련을 포함, 수화기 및 소방차를 이용한 화재 진압과 소방시설 작동 점검까지 유사시에 대비한 실전훈련을 갖기도 했다.

우 본부장은 “대부분 사람들은 재난 상황이 닥치면 판단능력이 현격하게 떨어진다”면서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통해 본능적이고 습관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앞으론 불시에 소방훈련을 진행, 직원들이 신속하게 대응ㆍ대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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