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가로수길 건물 붕괴 원인은

미등록 업체가 주기둥 먼저 철거한 탓

2014-06-29(한국일보)

지난달 10일 발생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건물 붕괴 사고는 건물을 지탱하는 주기둥을 먼저 철거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철거는 서울시에 건설업 등록도 하지 않은 업체가 담당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9일 현장소장 장모(53)씨와 포크레인 운전기사 윤모(44)씨를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공사 현장의 위험요소를 관리하지 않은 무등록 철거업체 대표 김모(57)씨와 건물주 이모(55)씨도 건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은 지난달 9일 5층 규모의 빌딩 ‘이웨스’ 4층을 철거하면서 건물의 하중을 버티는 주기둥 4개 중 1개를 해체했다. 이튿날 이들은 포크레인으로 다른 기둥을 제거하려다 하중이 한쪽으로 쏠려 건물이 붕괴했다. 이 사고로 옆 건물 카페 테라스에 있던 시민 3명이 경상을 입었고, 도시가스가 누출돼 일대 1,800여 세대에 가스 공급이 2시간 넘게 중단됐다.

조사결과 이들은 철거 전 건축 도면과 철거 계획서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공사를 진행하다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 업체는 마지막으로 철거해야 할 주기둥을 먼저 철거하는 등 기본적인 철거 지식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