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공유가치 창출 시대] <3ㆍ끝>앞선 친환경 기술로 자연과 미래를 살린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전문업체 한화큐셀은 4월 미 인디애나 주 메이우드(Maywood)에 10.86 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했다. 이는 30년 동안 1,800가구가 쓸 수 있는 전력 규모인데 특이한 건 이 지역이 미 연방환경청(EPA)이 지정한 환경오염부지라는 점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1921년부터 1972년까지 콜타르 정제와 기차 선로 밑에 까는 목재, 콘크리트재 처리 시설로 쓰였던 곳이라 콜타르 등 여러 화학 물질이 지하수로 흘러 들어가면서 많이 오염됐다”며 “1999년께 어렵게 정화 작업을 마쳤지만 섣불리 활용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버려진 땅이나 다름 없던 이 곳을 마침 지역 발전회사 ‘인디애나폴리스 파워 앤 라이트’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고려 중이라는 소식을 접한 한화큐셀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무엇보다 토양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남아있을 지 모르는 콜타르가 폭발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숙제였다. 한화큐셀은 다른 환경오염부지를 이용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었고, 전통 건설 방식과 비교해 토양을 98% 덜 쓰면서도 공사비는 크게 늘지 않는 공사 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EPA와 지난해 2월부터 협상을 벌인 끝에 공사 승인을 얻었고 7월 첫 삽을 떴다. 이는 미국 내 오염부지 내 지은 첫 번째 태양광 발전이다.
한화그룹은 2010년 한화솔라원, 2012년 한화큐셀을 인수하면서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소재-제품 생산-발전소 건설 및 운영’까지 태양광 사업을 수직계열화하며 이 부문 글로벌 3위에 올랐다.
특히 한화그룹은 국내외에서 오염으로 쓸모 없게 된 지역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짓거나 모듈을 제공해 지역 사회에 새로운 에너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2011년 일본 대지진 이후 폐쇄된 후쿠시마 지역 골프장 부지를 태양광 발전소로 전환하는 사업에 태양광 모듈을 전량 공급하기로 했다. 26.2㎿로 8,000가구가 소비할 수 있는 대규모의 전력량이다.
포스코는 제철 공장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철강슬래그를 가지고 인공어초를 만드는 기술을 통해 바다 생태계 살리기에 앞장서는 새로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포스코가 철강슬래그를 재료로 만든 ‘트리톤 인공어초 3종’을 일반 어초로 승인했다.
인공어초는 바닷속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해 해양 생물을 정착시키거나 끌어 모으는 어장 시설로 주로 콘크리트로 만들어왔다. 하지만 최근 이상기후 등으로 연안 암반 지역에 해조류가 사라지고 무절석회조류가 달라붙어 암반이 하얗게 변하는 ‘갯녹음 현상’이 빠르게 퍼지면서 해조류를 먹는 어패류도 사라지고 어장이 황폐화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포스코는 2010년 이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앞장 서 제철 공장에서 나오는 ‘찌거기’인 철강슬래그를 활용한 기술 개발에 나섰고, 해양수산부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과 협력을 통해 같은 해 12월 여수엑스포 바다숲 등에 첫 트리톤어초를 설치했다.
김형석 RIST박사는 “플랑크톤이나 해조류가 자라는데 철 성분이 꼭 필요한데 다른 무기염류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며 “일반 자연석에 비해 철이온 칼슘 등 미네랄을 많이 함유한 철강 슬래그를 인공어초 골재로 쓰면 철이온은 해조류의 포자 발아와 성장을 촉진하고 칼슘 성분은 오염된 수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여수엑스포 바다숲은 인공어초 500여 개를 설치한 결과 현재 ㎡당 7㎏의 해조류가 새로 생겼다. 게다가 일반 콘크리트 인공어초보다 비용도 20~30% 저렴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주로 토목 건설 골재로 쓰이던 철강슬래그가 바다 환경을 살리고 어부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이 뜻 깊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2012년 포항 구룡포항, 지난해 호미곶에 이어 올해 울릉항에 인공어초를 설치할 예정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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