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오디션으로 청년 창업 키워주고… 안전 환경으로 상생 업그레이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오디션으로 청년 창업 키워주고… 안전 환경으로 상생 업그레이드

입력
2014.06.29 19:19
0 0

●현대차그룹

2012년부터 매년 30팀씩 선정, 자금ㆍ컨설팅 성장 단계별 지원

젊은 열정 깃든 사회적 기업으로

현대차그룹의 맞춤형 청년창업 지원 프로젝트 'H-온드림 오디션' 1기 출신인 사회적기업 '000간'이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봉제공장 밀집 지역에서 진행하는 마을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봉제사의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000간 제공
현대차그룹의 맞춤형 청년창업 지원 프로젝트 'H-온드림 오디션' 1기 출신인 사회적기업 '000간'이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봉제공장 밀집 지역에서 진행하는 마을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봉제사의 작업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000간 제공

청년 사회적기업 ‘000간’을 운영하는 홍성재(31), 신윤예(29)씨는 이달 초 뜻 깊은 이벤트를 가졌다.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의 봉제공장들과 손잡고 자투리 천과 재료들을 활용해 만든 의류 브랜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제품이 처음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거래를 시작하면서 일반 소비자들과 만나기 시작한 것.

미대를 졸업한 홍씨와 신씨는 화가의 꿈을 접는 대신 예술을 통해 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작은 보탬이 되자는 소박한 꿈을 안고 2011년 초 창신동에 첫 발을 내디딘 지 3년 만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창신동에는 동대문의류상가에 납품을 하는 1,000개 가까운 영세 봉제공장들이 모여있다. 대부분 2,3명 가족 중심으로 운영하는데 이곳 주민의 70%가 봉제업에 종사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 동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술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홍씨는 “일감이 몰릴 때는 부모님들이 눈 코 뜰 새 없이 바빠 아이들 챙기기가 쉽지 않아 아이들이 공부에서도 멀어지고, 좋지 않은 환경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며 “미술 전공자로서 해송지역아동센터와 함께 그림그리기 등 아이들 눈 높이에서 즐길 수 있는 예술교육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좀 더 체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자 같은 해 6월 사회적기업 ‘러닝투런’을 만들었다. 하지만 미술만 하던 두 사람에게 회사를 꾸려간다는 건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신씨는 “예술교육에 대한 아이디어는 있었지만 회계, 마케팅 모든 것이 너무 취약했다”며 “의욕만 가지고 너무 일찍 뛰어든 건 아닌지 걱정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듬해인 2012년 그런 그들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온다. 현대차그룹과 정몽구 재단이 고용노동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청년 창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다양한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H-온드림 오디션’이 처음 열린 것. 해마다 오디션을 통해 30개 팀씩 5년 동안 150개 팀을 뽑아 ▦지속적으로 창업 교육 및 컨설팅 ▦팀 당 최대 1억5,000만 원의 자금지원 ▦성공한 사회적기업의 멘토링 등 체계적 프로그램을 제공해 사회 혁신을 이끄는 청년 리더를 키우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두 사람은 당당히 오디션에 합격했고, 자금 지원부터 회계 마케팅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강도 높은 일대일 지도와 상담을 받았다. 젊은이들의 열정과 든든한 지원이 어우러지면서 이들의 활동 반경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책도 읽고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작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문제 의식에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2012년 12월 ‘뭐든지 도서관’을 열었다.

또 창신동 곳곳의 쓰레기 봉지 안에 버려진 작은 원단 조각을 재활용해 방석, 셔츠, 에코백, 액세서리 등을 만드는 제로 웨이스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씨는 “지역 주민들과 디자인부터 봉제까지 함께 진행하고 수익의 50%를 지역 봉제 공장에 드리려 애쓰고 있다”며 “자체 의류 제작 말고도 기존 의류브랜드로부터 주문을 받고 일감을 봉제 공장들에게 넘겨주는 플랫폼 구축 작업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또 창신동 봉제공장에서 자투리 재료로 직접 액세서리를 만들어 보고, 창신동 곳곳을 걸으며 옛 도시의 정서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 ‘도시의 산책자’를 운영 중이다. 특히 투어 중간중간 마을을 안내하는 내용은 주민들이 직접 녹음해 참여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5년 동안 일자리 600개를 목표로 했는데 2기까지 진행한 결과 370개의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 졌다. 23일에는 ‘H-온드림 오디션 3기’ 최종 선발팀 시상식을 열렸는데, 1년 동안 창업교육을 받을 인큐베이팅 그룹 15개 팀과 1, 2기 사업에서 탈락했지만 기존에 없던 혁신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디벨로핑 그룹 15개 팀 등 총 30개 팀을 뽑았다.

온드림 오디션은 현대차그룹이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년창업 성장단계별 지원 플랫폼의 핵심이다. 최재호 현대자동차 사회문화팀 차장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청년 사회적 기업을 찾아 3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키워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돕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1단계(창업 초기)는 청년 사회적기업가 양성프로젝트인 ‘서초창의허브’로 해마다 30팀을 발굴ㆍ육성하고 ▦2단계(창업 실행)는 H-온드림오디션을 통해 해마다 30팀의 창업을 지원하고 ▦3단계(사업 연계)는 이렇게 성장한 사회적 기업들과 손을 잡고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실제 000간과 창신동 지역재생 사회공헌 프로젝트 ‘H-빌리지’를, 서초창의허브 출신 사회적 기업 ‘점프’와 교육 격차 해소 프로젝트 ‘H-점프스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LG화학

과장ㆍ차장까지 안전교육 확대 및 조직 개편ㆍ인력 충원 등 총력

협력사 규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

LG화학 여수 공장 직원들이 공장 내 안전시설과 장비 등을 점검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LG화학 여수 공장 직원들이 공장 내 안전시설과 장비 등을 점검하고 있다. LG화학 제공
조갑호(왼쪽에서 네 번째) LG화학 전무가 지난 2월 베트남 호치민시 나베현 짱떤킁초등학교에 기증한 도서관에서 현지 학생들과 책을 보고 있다. LG화학 제공
조갑호(왼쪽에서 네 번째) LG화학 전무가 지난 2월 베트남 호치민시 나베현 짱떤킁초등학교에 기증한 도서관에서 현지 학생들과 책을 보고 있다. LG화학 제공

경기 오산에 위치한 LG화학의 리더십센터에서 과장 300여명과 차장 150여명이 모였다. 업종의 특성상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한 만큼 이달 한 달 동안 안전환경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LG화학은 기존에 임원과 팀장 등에게만 실시하던 안전환경 교육을 예비 리더들인 과장과 차장에까지 확대 적용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과장 2년차 및 차장 2년차 직원들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될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 및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등 최근 개정된 안전환경 법규 동향과 해외 사례를 습득했다.

LG화학이 이처럼 안전환경 교육을 확대하는 이유는 사회와 함께 숨쉬는 책임감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경영진의 의지와 맞물려 있다. 실제로 박진수 부회장은 상생경영 및 사회공헌과 함께 안전환경을 중요 과제로 설정해 실천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100에서 1을 빼면 99가 아니라 0이다. 안전환경 없이 달성한 목표생산과 품질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안전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임직원 스스로 원칙과 기준을 지키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리더들이 솔선수범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전환경은 곧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도 직결된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이 부문 조직을 새롭게 개편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등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초 안전환경 관리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본부 산하로 흩어져 있던 주요 공장들의 안전환경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이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본사 안전환경 담당을 임원 조직으로 격상해 안전환경 진단팀을 신설하는 등 관련 조직도 대폭 강화했다. 특히 안전환경 분야를 신입과 경력사원 필수 교육과목으로 지정해 운영하는 등 사내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있다.

교육뿐 아니라 현장진단도 꼼꼼히 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국내 10개 사업장 및 해외 14개 법인 등 국내외 모든 현장의 공정구역 안전성 확보문제부터 소방관리 시스템 등 안전환경 분야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4월부터 국내 모든 사업장에서 실제 상황을 가정한 비상대응훈련도 진행했다. 이런 진단 및 훈련 결과를 토대로 사업장마다 안전환경 분야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개선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협력회사와 상생경영 또한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협력회사에 대한 단순한 금융지원을 넘어 환경이슈 공동대응 및 기술노하우 전수 등 업그레이드된 상생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LG화학은 협력회사가 해외에 제품을 수출할 때 걸림돌이 되는 각종 규제에 대한 대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U시장으로 제품을 수출하려면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하는 화학물질관리제도인 REACH에 대해 아크릴산과 부틸아크릴레이트 제품의 등록을 완료한 것. 이를 통해 LG화학에서 생산하는 아크릴산과 부틸아크릴레이트를 원료로 사용하는 모든 중소업체들은 EU 규정에 따른 제약 없이 자유롭게 수출이 가능하게 됐다. REACH 등록을 위해 수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LG화학이 직접 등록을 추진함으로써 중소업체의 수출경쟁력을 제고하는 모범적인 상생모델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협력회사가 장기적으로 자생력을 확보해 글로벌 수준의 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신기술 개발 인력을 지원하고 전문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다양한 기술 비법도 전수하고 있다. 특히 LG화학 테크센터에서는 매년 500여명의 중소기업 직원들에게 플라스틱에 대한 기본지식에서부터 사출성형 전반의 기초지식을 전달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플라스틱 제품의 설계 및 개발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해 주는 방법까지 전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청소년들을 위한 화학 교육이라는 이색 사회공헌 활동도 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전국 사업장 인근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젊은 꿈을 키우는 화학캠프’는 지금까지 20억원이 투입돼 40여 차례 개최됐다. 여기 참여한 청소년들만 5,000여명에 이른다. 올해도 1월8일부터 한 달간 4회에 걸쳐 전국 각지의 중학생 500여명을 초청됐으며, 학생들은 2박3일 동안 방향제 만들기, 전해질 라이트볼 만들기, 태양광으로 가는 모형자동차 만들기 등 다양한 화학실험을 직접 체험했다.

‘희망 가득한 도서관 만들기’ 활동도 청소년들을 위해 LG화학이 심혈을 기울이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는 매년 3억여원을 들여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도서관을 건립해 기증하는 활동으로 지난해 말까지 20개의 도서관이 기증됐다.

LG화학은 해외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베트남 호치민시 나베현에 위치한 짱떤킁 초등학교와 휴맨직업기술학교에도 각각 도서관을 지어 기증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봉사활동 참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국내에 한정하지 않고 해외까지 대상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