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기간 전쟁 중단 관례, 과격파 ISIS 행보에 주목 美 드론 바그다드 상공 순찰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세력인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의 봉기로 내전 위기에 몰린 이라크가 28일부터 한 달간 단식하는 라마단을 시작했다.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집트 등 중동의 다른 이슬람 국가들도 29일 라마단에 들어갔다. 라마단은 해당 국가의 권위 있는 종교 기관이 초승달을 관측하고 개시를 선포해 나라마다 하루 정도 차이가 난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의 아홉 번째 달로, 올해는 7월 27일까지다. 이슬람력은 동양권처럼 음력이지만, 윤년이 없어 양력으로 하면 매해 조금씩 달라진다. 무슬림은 라마단 기간에 일출부터 일몰까지 해가 떠 있는 동안 물을 포함한 음식을 입에 대지 않으며 매일 다섯 차례 기도한다. 다만 노약자와 어린이, 환자, 임산부, 여행자 등은 단식 의무가 면제된다.
일정 기간의 단식은 무슬림이 지켜야 할 이슬람 5대 의무 중 하나다. 굶주림의 고통을 느끼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으라는 취지다. 이 때문에 라마단이 시작되면 이슬람권의 전투나 무력 충돌도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이번 이라크 사태에서도 이런 관례가 지켜질지는 불확실하다. 말로는 이슬람국가를 표방하지만 무자비한 살인을 일삼는 행태로 볼 때 ISIS가 이런 이슬람 규율을 따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설사 금식을 하더라도 제대로 교육이나 훈련 받지 못한 이들은 악조건이라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너무 많은 피를 흘려 (라마단 기간)잔혹한 행위를 멈추도록 호소하는 목소리는 나올 것”이지만 “수니파 계열의 ISIS는 아마도 자신이 배교도로 여기는 시아파와 휴전을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한편 미국은 이라크에 무인기를 투입했다. 익명의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무인기 수 대가 바그다드 상공에서 순찰을 시작했으나 반군 공격 임무는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