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핫매치]
당시 알제리 억울하게 탈락


묘한 인연이 다시 만났다.
브라질 월드컵 강력한 우승 후보 독일과 돌풍의 알제리가 내달 1일 오전 5시 16강전에서 맞붙는다. 객관적인 전력은 물론 독일이 앞서지만 양 팀 승부에 미칠 변수가 하나 있다. 32년 전 월드컵 악연이다.
독일과 알제리는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당시 한 조에 묶였다. 알제리는 처음 출전한 월드컵 본선에서 독일을 2-1로 꺾는 등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칠레가 3패로 일찌감치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알제리는 2승1패 골 득실 0을 기록하고 독일(당시 서독)과 오스트리아의 최종전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나 두 팀은 승부조작에 가까운 졸전 끝에 독일이 1-0으로 승리하면서 세 팀이 2승1패가 됐다. 알제리는 골 득실에서 독일(+3)과 오스트리아(+2)에 밀려 탈락했다. 당시 독일-오스트리아전은 지금도 ‘수치의 경기(the game of shame)’로 불린다.

양 팀 감독은 32년 만의 리턴매치를 앞두고 설전을 벌였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알제리 감독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독일과 해결할 월드컵의 기억이 있다”며 “우리는 이를 잊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왜 그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선수들이 복수를 원하나. 이해할 수 없다”고 과거를 외면했다.
알제리가 복수의 칼을 갈고 있다고는 하지만 독일의 벽은 높다. 독일은 2연속 대회 득점왕을 노리는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를 필두로 월드컵 최다 골에 도전하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라치오), 마리오 괴체, 필립 람(이상 바이에른 뮌헨) 등 공수에 걸쳐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하다. 조별리그에서는 2승1무로 G조 1위를 차지했다.

‘아트사커 군단’ 프랑스는 같은 날 오전 1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조별리그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와 사미르 나스리(맨체스터 시티)가 빠졌지만 순항하고 있다.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가 공격의 핵이다.
이에 맞서는 나이지리아는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나이지리아 선수단은 27일 ‘보너스를 달라’며 한 차례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대통령까지 나서 수습을 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나이지리아는 아직 8강에 오른 경험이 없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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