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 노히트ㆍ완봉ㆍ완투승
핸드볼 스코어 불명예 씻어



투수들의 ‘반격’일까.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속에 자존심을 구겼던 투수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노히트노런과 완봉승, 완투승이 잇따라 나왔고 선발승도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타고투저 프로야구에 가장 큰 반전을 일으킨 투수는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 역대 11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NC 투수 찰리 쉬렉이었다. 25일에는 삼성 배영수가 완투승을 기록했고, 26일에는 LG 코리 리오단이 한국 무대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찰리는 14년 만의 노히트노런으로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KIA 임준섭이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강우콜드 완봉승을 기록했지만 제대로 된 정규이닝 완봉승은 찰리가 처음이었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하루 걸러 ‘핸드볼 스코어’가 속출한 것에 비춰보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완봉, 완투는 고사하고 선발승도 쉽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나온 찰리의 노히트노런은 그야말로 투수의 ‘반란’이다.
배영수도 질세라 토종의 자존심을 지켰다. 25일 대구 넥센전에서 9이닝 5안타(2홈런) 2볼넷 7삼진 3실점으로 개인 통산 120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한 것. 2005년 4월2일 대구 롯데전 완봉승 이후 9년 만의 완투승이었다. 26일 리오단은 다이너마이트 타선 NC를 상대로 9이닝 동안 무4사구 완봉승을 기록하며 이틀 전 타자들이 당한 노히트노런의 수모를 되갚아줬다.
28일 경기에서는 넥센 소사와 SK 고효준, 삼성 윤성환 등 3명이 약속이나 한 듯이 선발승을 거뒀다. 윤성환은 포항 한화전에서 7이닝 4실점으로 시즌 8승(3패)째를 올렸고, 소사는 잠실 두산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2연패 뒤 3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28일 현재 양현종(KIA) 등 3명이 9승으로 10승을 눈앞에 두고 있고, 찰리는 노히트노런을 앞세워 2점 대 평균자책점(2.99)에 진입했다.
5월까지만 해도 완투승은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릭 밴덴헐크(삼성)가 1번씩 기록한 게 전부였다.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투수들의 성적이 부쩍 향상된 건 타자들이 한번 지칠 때가 온 시점이라는 분석과 함께 투수들이 숱하게‘얻어 맞으면서’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늘었다는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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