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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 3년새 60억원 '흥청망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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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FC, 3년새 60억원 '흥청망청'

입력
2014.06.2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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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소 탕진·횡령 서수수당 가로채기등 '비리 복마전'

강원FC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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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구단이 아니라 범죄집단에 가까웠다.

허리 띠를 졸라 매 수익을 내기는커녕 방만경영으로 강원도민들이 십시일반 마련해 준 60억 원을 불과 3년 만에 날려버렸다. 이것도 모자라 구단 사무처장과 전 경영진은 법인카드로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운영비를 흥청망청 써 버렸고, 파견 공무원은 수당을 이중으로 챙겼다. 창단 5년 만에 비리 복마전(伏魔殿)으로 전락한 프로축구단 강원FC에서 벌어진 일 들이다.

29일 강원도가 밝힌 ‘강원FC 특별검사 보고서’를 보면, 사무처장 이모(61)씨 등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13장의 법인카드를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 사용했다. 구단주인 강원지사에게 유흥업소에 사용이 제한되는 ‘클린카드’를 도입하겠다고 보고한 이후에도 룸살롱 등지에서 카드를 마구 긁어댔다. 이씨 등이 이렇게 모두 220차례에 걸쳐 8,100만원을 썼다는 게 강원도의 설명이다. 이형우 강원도 체육진흥담당은 “당사자 모두 200차례가 넘는 적절치 못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당위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횡령의혹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 뿐이 아니다. 2009년 창단부터 2012년 11월까지 근무한 한 직원이 화환구입비와 식대를 수시로 부풀려 2,200만원을 횡령한 의혹이 포착됐다. 5,800만원의 상품권을 구입했으나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았다.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상품권 깡’이 수시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유다.

급기야 선수들에게 지급해야 할 수당을 빼돌리는 일마저 벌어졌다. 구단 측은 올해 초 해외전지 훈련에서 지급할 1인당 50만원의 격려금을 가운데 30만원을 주고 나머지 689만3,000원을 회식비 등으로 유용했다. 또한 사무처장에 근로계약서에도 없는 업무추진비로 지급해 3,300만원을 탕진했고, 파견 공무원에겐 각종 수당을 이중 지급했다. 도민들의 혈세를 모아 만들어진 구단인 만큼 어느 팀 보다 투명하고 알뜰하게 운영돼야 하지만 현실을 정반대였던 셈이다.

이처럼 도민구단이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한 사이 자본금 61억 원은 2012년 완전 잠식됐고, 돈을 꿔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성적은 바닥을 쳐 지난해 K-2리그로 강등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실질적인 구단 소유주인 강원도의 관리감독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2010년 이후 끊임 없이 방만경영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구단이 상법상 주식회사라는 이유를 들어 창단 후 단 한차례도 현장을 살펴보지 않는 등 사실상 비리를 묵인했다는 지적이다. 유재붕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비리의혹에 연루된 사무처장과 직원을 고발해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도록 조치했다”며 “앞으로 비리근절 등 구단 중장기발전략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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