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 5번기 제2국
백 이세돌 9단 / 흑 최철한 9단
<장면 11> 수순을 조금 앞으로 되돌려 보면 당초 최철한이 1로 단수 쳤을 때 이세돌이 2로 이은 게 너무 욕심이 과했다. 지금은 얼른 3으로 둬서 흑 다섯 점을 잡고 하변 백을 확실히 살아 두는 게 올바른 선택이었다.
반대로 흑3이 놓이자 이젠 하변 백돌이 위험해졌다. 흑이 먼저 A에 두면 두 집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아직 좌변 흑도 완생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백을 잡으러 갈 수는 없다.
최철한이 5부터 17까지 2선을 네 번이나 기어서 흑돌의 수를 늘렸다. 그래 놓고 A에 치중해 하변 백을 잡으려는 것이다. 따라서 백은 당연히 <참고도> 1로 둬서 하변을 먼저 살아뒀어야 했다. 2, 4를 당해서 실리 손해가 작지 않지만 3, 5로 중앙을 튼튼하게 만든 다음 A와 B를 맞보기로 했으면 전체적인 형세는 아직도 백이 괜찮았다는 명인전 전속해설자 윤현석 9단의 설명이다. 실전에서 이세돌은 18, 20으로 응수해서 일단 실리 이득부터 챙겼다. 여차하면 백돌을 버리고 대신 좌중앙 일대를 몽땅 백집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물론 그렇게만 된다면 백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하지만 21, 23의 반격이 날카롭다. 중앙 백돌이 위쪽으로 탈출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백의 위기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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