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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펜·맥시부펜·챔프 '3강 구도'로 변화
선택 폭 넓어졌지만… 기대 반 우려 반
오랫동안 ‘타이레놀’과 ‘부루펜’의 투톱 체제였던 어린이 해열제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타이레놀이 지난해 말까지 5개월간의 판매중지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맥시부펜’이 급성장하고 ‘챔프’가 가세하면서 부루펜과 함께 3강 구도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의약품정보분석기업 IMS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부루펜과 타이레놀은 각각 7억4,789만원, 4억4,240만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어린이 해열제 매출의 18.2%, 10.8%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제조과정 위반 사실이 알려진 지난해 5월 이후 타이레놀의 매출은 급감했습니다. 이 틈을 타 라이벌 부루펜 판매가 급증할 거라고 예상됐지만, 오히려 줄었습니다(지난해 4분기 매출 5억5,022만7,000원).
반사 이익은 맥시부펜과 챔프에게 돌아갔습니다. 지난해 1분기 각각 5,601만원과 705만원에 불과하던 매출이 4분기에 2억8,471만1000원, 1억4,419만2000원으로 뛰었지요. 올 1월 제조 공정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인 새 어린이 타이레놀 제품이 출시됐지만, 지금까지도 예전 수준만큼 시장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타이레놀과 챔프는 해열진통 효과를 나타내는 주성분이 아세트아미노펜으로 같습니다. 부루펜의 주성분은 이와 다른 이부프로펜이죠. 맥시부펜은 이부프로펜에서 효능을 나타내는 부분을 떼어낸 덱시부프로펜이 주성분입니다. 국내 어린이 해열제 시장에 가장 최근 출시된 덱시부프로펜이 앞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할지에 제약업계와 의료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맥시부펜을 내놓은 한미약품은 “4세 미만 소아 25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마쳤다”며 “우리나라 어린이 대상 임상시험으로 안전성을 직접 입증한 해열제는 덱시부프로펜이 유일하다”고 설명합니다. 실제로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이 잘 듣지 않는 아이에게 덱시부프로펜이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반대 견해도 있습니다. 한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은 “수십 년 동안 쓰여온 아세트아미노펜이나 이부프로펜에 비해 덱시부프로펜은 안전성을 확신하기 아직 이르다”며 “우리 병원에선 안 쓴다”고 했습니다. 감기 독감으로 수시로 열이 나는 아이들이 자주 먹게 되는 약이니만큼 더 신중하게 써야 한다는 겁니다.
타이레놀 제조 중단을 계기로 과거에 비해 어린이 해열제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변화는 일단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린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해열제를 선택해야 하는 소비자들이 실질적으로 참고할 만한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 말이죠.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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